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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재개봉한 영화들 중 나의 PICK은? ... [페임], [원더풀 데이즈]
13  쭈니 2021.03.15 15:42:31
조회 312 댓글 0 신고

코로나19로 인하여 신작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미루었던 2020년에는 재개봉 영화들이 다른 어느 해보다도 훨씬 많았다. 솔직히 나는 새로운 영화를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한번 본 영화는 웬만하면 다시 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2020년에 재개봉한 영화들 역시 내 관심에서 멀어졌었다. 하지만 딱 두 편만큼은 봐야겠다며 PICK을 했는데 바로 2009년에 개봉했던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페임]과 2003년에 개봉한 김문생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이다.


[페임] -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 녀석들... 그들의 흥겨운 성장에 어깨가 들썩인다.

감독 : 케빈 탄차로엔

주연 : 애셔 북, 케이 파나베이커, 나투리 노튼

솔직히 고백하자면 [페임]의 관람은 순전히 나의 착각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2020년 3월에 재개봉한 [페임]이 당연히 앨런 파커 감독의 1980년 영화 [페임]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 영화가 앨런 파커 감독의 [페임]을 리메이크한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페임]일 줄은 전혀 몰랐다. 아니, 앨런 파커 감독의 [페임]이 리메이크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의 정보를 꼼꼼하게 챙기지 않은 나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실수는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재미있는데...'라는 만족으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전문가평을 보니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페임]은 앨런 파커 감독의 [페임]과 비교해서 만듦새가 상당히 헐겁다고 하는데, 나는 앨런 파커 감독의 [페임]을 보지 못했으니 정말 그런지 비교가 어렵다. 그저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페임]으로만 판단해 본다면 꽤 괜찮은 청춘 드라마였다.

영화는 PA 예술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보여준다. 누군 노래를 잘 하고, 누군 춤을 잘 춘다. 누군 연기자가 꿈이고, 누군 작곡가, 감독이 되고 싶어 한다.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간다. 물론 그들의 앞에 꽃길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만한 감독 지망생 네일(폴 이아코노)은 영화를 제작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거액을 사기당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은 지루하다며 신나는 요즘 노래를 만들어 음악 기획사에 보낸 빅터(월터 페레즈). 하지만 기획사는 빅터의 음악보다는 드니스(나투리 노튼)의 목소리에만 관심을 가진다. 드니스는 정통 클래식 음악을 배우길 바라는 강압적인 아버지에 맞서야 하고, 소심한 배우 지망생 제니(케이 파나베이커)는 타고난 미성을 지닌 마르코(애셔 북)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하며, 불우한 가정사를 가진 말릭(콜린스 페니)은 자신의 마음속에 내재된 분노를 음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꽤 많은 캐릭터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다 보니 영화는 조금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주인공 한, 두 명의 성장이 아닌, PA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한 다양한 아이들의 성장을 모두 담아내다 보니 그들의 이야기가 수박 겉핥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앨런 파커 감독의 [페인]은 그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케빈 탄차로엔 감독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 버린다. 아마도 그러한 부분이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점을 받지 못한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분명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페인]은 세밀하게 따지고 들어간다면 아쉬운 부분이 꽤 많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이긴 하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을 모두 상쇄시킬 수 있을 정도로 영화가 매력적이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청춘의 성장담을 그린 영화답게 영화는 활기차고 흥겹다. 영화 초반 식당에 모인 아이들이 즉석에서 각자의 개성에 맞게 공연을 하는 장면, 영화 후반 졸업식 장면 등은 기분이 울적할 때 한 번쯤 다시 보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 영화의 가장 백미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그 유명한 OST 'Fame'이 나오는 장면이다. 원래 엔딩 크레딧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고, 듣고, 즐겼다. 노래, 참 좋더라. 그리고 'Fame'에 맞춰 배우들이 각자가 맡은 캐릭터의 개성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를 보며 느꼈던 흥겨움을 더욱 북돋아 주었다. 뭐랄까... 정말 기분이 울적할 때 이 영화를 다시 보며 흥겨운 음악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기분 전환하기에 딱 알맞은 영화이다.


[원더풀 데이즈] - 17년 전의 실망이 지금은 호기심으로...

감독 : 김문생

더빙 : 장민혁, 공경은

2020년 10월 [원더풀 데이즈]가 재개봉을 했을 때 나는 의아했다. 대부분 재개봉 영화들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증받은 영화들인데, [원더풀 데이즈]는 2003년 개봉 당시 작품성도, 흥행성도 전혀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3년 당시 [원더풀 데이즈]에 대한 화제성은 대단했다. 2002년 개봉한 이성강 감독의 [마리 이야기]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받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고, 그에 맞춰 [원더풀 데이즈]는 제작 기간 7년, 순수 제작비만 126억이라는 당시만 해도 전대미문의 제작비가 투여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주목한 것은 [원더풀 데이즈]의 방식이다. 2003년은 애니메이션이 2D에서 3D로 서서히 바뀌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발맞춰 [원더풀 데이즈]는 인물은 2D로, 배경은 3D로, 그리고 건물과 소품은 미니어처로 하는 멀티메이션 형식을 띄었다. 이 얼마나 실험적인 모험인가. 아쉽게도 빈약한 세계관과 한숨이 절로 나오는 내용 때문에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17년이 지난 2020년에 재개봉함으로써 재평가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재개봉 후에도 [원더풀 데이즈]는 큰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저 나에게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호기심만 이끌어 냈을 뿐...

[원더풀 데이즈]는 오직 잿빛만이 세상을 지배하는 2142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세계관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에너지 전쟁 이후 인간이 살아갈 곳이 없어진 22세기. 남태평양에 비밀리에 세워진 자립성장형 인공도시 에코반과 살기 위해 에코반 주변으로 몰려든 난민 정착지 마르의 대립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에코반이 세워진지 100년이 흐르고 지구는 스스로 자정 노력을 통해 본래의 환경을 거의 되찾았지만 에코반의 지도층은 기득권 유지를 위해 그러한 사실을 감춘다. 한때 에코반 경비 대원이었던 수하(장민혁)는 에코반을 무너뜨려 사람들에게 푸른 하늘을 돌려주고자 한다.

영화는 에코반의 지도층이 마르의 사람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수하가 에코반의 심장부인 델로스 타워에 몰래 침입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수하를 막기 위해 출동한 경비 대원 제이(공경은)는 침입자가 한때 연인이었으며 죽은 줄 알았던 수하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마르를 향한 에코반의 핍박은 거세지고, 결국 에코반을 무너뜨리기 위한 혁명이 시작되는데...

일단 [원더풀 데이즈]는 영화가 지니고 있는 세계관을 관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무작정 진행 시킨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1시간 27분에 불과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세계관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가운데 영화는 에코반은 악, 마르는 선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영화를 진행시킨다. 더 큰 문제는 영화 후반부 에코반이 무너지는 과정이 수하와 단 몇 명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뭔가 허무하다. 그리고 에코반이 무너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세계관, 스토리 전개를 모두 포기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영화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은 이미 17년 전 드러난 사실이니 그냥 눈 감고 넘어가 주자. 대신 요즘도 찾기 힘든 2D, 3D, 미니어처까지 동원한 영화의 기술력을 눈여겨보았다. [원더풀 데이즈]가 개봉할 당시 예고편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스테인드글라스가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은 지금 다시 봐도 멋졌다. 영화 속에서 2D와 3D, 미니어처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다. 개봉 당시 '비주얼은 됐다. 이제는 시나리오다'라는 어느 평론가의 한줄평이 마음에 와닿을 정도이다. 이 영화의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조금 다듬어서 똑같은 멀티메이션 형식으로 리메이크했으면 좋겠는데, 그건 너무 큰 욕심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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