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떠나는 사람들


모두 다 떠나는 사람들
이 세상에 무엇 하나 내 것이 있을까
떠날 때는 빈손인데


갈퀴로 긁어댄들 무엇하며
남김없이 털어내어 모은들 무엇할까


쓸쓸하지 않게
외롭지 않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무엇이 부럽겠는가


흠뼉 빠져들어 사랑할 수 있고
마음 드러내어 기뼈할 수 있고
내 것을 나눌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무엇이 좋겠는가


모두 다 떠나가는 사람들
다정하게 이야기 나눌 벗이 있고
정겨운 사랑을 나눌 사람이 있다면
왔다 가는 세상이라 해도
멋지지 않은가


-글/용혜원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