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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라는 바이러스씨 / 최영철
뚜르 2023.01.07 09:05:35
조회 162 댓글 2 신고

 

감기라는 바이러스씨   / 최영철

 

초대한 적 한 번도 없으나

잊을 만하면 수레 가득 감기를 싣고 와 출렁 내 위에 부려놓은 당신,

싱싱한 감기가 왔습니다,

어제 밤 알래스카에서 건져 올린 파닥파닥 살아 날뛰는 감기가 왔습니다,

삶아도 죽지 않고 구워도 죽지 않는,

만질 수도 던질 수도 없는 감기가 왔습니다,

코감기를 드릴까요,

기침감기를 드릴까요,

아 참 기침감기는 매진이군요,

잠깐만 잠깐만요,

열감기는 지금 잘 익고 있는 중,

팔다 남은 목감기는 덤으로 드릴게요,

그대는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내 오랜 고객,

견고한 호화 아파트 마다하고

바람 숭숭 이 누거까지 찾아와 꽁꽁 언 빗장을 여셨으니

뜨끈한 아랫목은 당신 차지,

들어오기 무섭게 안부를 물을 새도 없이 까불고 날뛰며 야단법석,

그럴 때마다 눈앞이 아득, 기침 콧물이 줄줄,

요란한 뜀뛰기 날뛰기에 골치가 지끈,

하지만 며칠 못살고 줄행랑 칠 감기라는 바이러스 씨,

정들자 또 이별일 감기라는 바이러스 씨.

 

금방 손들고 나갔다

다시 중무장해 문 벌컥 열고 나타날지 모를 감기라는 바이러스 씨,

언제 올지 기약 없는 감기라는 바이러스 씨

 

- 최영철,『돌돌』(실천문학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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