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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순이네 보리밥집 - 박무웅
100 뚜르 2022.06.26 12: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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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순이네 보리밥집 - 박무웅

보리밥집에 가서 비빈다.

봄이면 흔하게 피던 길섶 풀꽃을

어머니 땀 뚝뚝 흘리며 뽑아내던 밭고랑을

스르륵 뱀이 스며들던 풀숲을

고추장 넣고 쓱쓱 비빈다.

어린 날 나의 철없던 꿈은

배가 불룩 나온 사람이었다.

흰 쌀밥 지을 수 있는 무쇠솥이

여러 개 걸린 부엌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기억도 배고픈 기억과

배부른 기억으로 나뉘지만

지금도 군침이 도는 식성은

여전히 배고픈 음식들이다.

여러 가지 재료를 섞은 밥, 한 숟가락 떠 넣으면

참 이상한 것이

딱 한 가지의 맛이 난다는 것이다.

따뜻한 봄날의 하굣길 같은 맛

달그락달그락 빈 도시락통 같은 맛

비빈 보리밥에서 난다는 것이다.

음력 오월 열나흘

내 생일날

미역국 대신 기름진 밥상 대신

혼자서 조용히 보리밥집으로 간다.

 

<블로그 '시와 음악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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