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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조병화
100 뚜르 2021.05.15 08:02:36
조회 227 댓글 0 신고

 

봄비  /조병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온종일 책상에 앉아, 창 밖으로 멀리

비 내리는 바다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노라면

문득, 거기 떠오르는 당신 생각

희미해져 가는 얼굴

그래,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실로 먼 옛날 같기만 합니다

전설의 시대 같은

까마득한 먼 시간들

멀리 사라져 가기만 하는 시간들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

그 속에, 당신과 나, 두 점

날이 갈수록 작아져만 갑니다

 

이런 아픔, 저런 아픔

아픔 속에서도 거듭 아픔

만났다가 헤어진다는 거

이 세상에 왜, 왔는지?

큰 벌을 받고 있는 거지요

 

꿈이 있어도 꿈대로 살 수 없는

엇갈리는 이 이승

작은 행복이 있어도 오래 간직할 수 없는

무상한 이 이승의 세계

둥우리를 틀 수 없는 자리

실로 어디로 가는 건가

 

오늘따라 멍하니 창 밖으로

비 내리는 바다를

온종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왈칵, 다가서는 당신의 얼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카페 '서비의 놀이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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