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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형사 홍윤식] 이야기에도 격이 있다
이지데이 이지데이 2007.07.19 13: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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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이라는 도시에 도깨비가 있고, 무당의 말이 신탁과도 같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온갖 신비한 현상은 당시 사람들의 믿음에 근거한 것이고, 단순한 사실의 차원을 넘어서 존재한다. 그러한 민족의 모습을 미개인으로 치부하고, 통역의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불능의 어려움을 겪는 경찰서의 반장 이노우에의 모습은 대표적인 웃음의 코드를 만들면서도 <조선형사 홍윤식>은 ‘일제강점기’를 강력한 일본의 지배와 민족의 저항이 교차되는 암울한 시대가 아닌 자연스럽게 시대상을 엮어내며 웃음을 던진다. 결국 <조선형사 홍윤식>은 당시 시대를 지배하던 것은 일본이 아닌 전근대적인 개화되지 않은(?) 민족의 의식에 강력한 뿌리를 두고 있었음을 조심스럽게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공통된 의식 속에서 일본인 반장 이노우에, 조선인이나 일본 유학파 출신 홍윤식,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임정구는 어느 정도 비껴있고 사건은 이들 의도대로 쉽게 장악되기는커녕 결국 도깨비와 마주하며 사건의 급반전을 갖게 된다.



비극과 희극, 전근대와 근대의 질서가 혼종 되는 <조선형사 홍윤식>에서 끊임없는 웃음이 탄생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진지함 대신 온갖 패러디가 지배하는 가벼움의 미학이 추구되는 지금의 사회와 어느 정도 닮아있음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새롭게 시대를 생각해보는 눈을 제공하면서도 추리 소설 속 ‘샤아록 호움즈’를 현실의 인물과 구별하지 못하는 손말희의 모습을 통해 이야기와 현실의 경계를 교묘하게 비튼다는 점에서 <조선형사 홍윤식>은 꽤나 신선하면서도 가볍고도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무엇보다 웃음의 코드를 강하게 지닌 <조선형사 홍윤식>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1933년 경성이 지닌 별천지의 모습을 그려내며 매끄러운 극의 진행으로 신선한 무대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대학로 연극의 새로운 소재 찾기’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글 : 플레이뉴스 | 제공 : 이지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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