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걸음마 모바일등록
김별 2023.02.07 23: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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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걸음마 /  김별

 

유난히 지독한 이번 겨울 추위로

아랫목에서 새 동치를 치고 

오들오들 떨기만 했던 날들인데

그래도 시절은 속일 수 없는가 보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태어나 세 번째로 걸음마 연습 중이다.

 

십 년 전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던

대형 사고로 15개월 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을 때 휠체어와 목발을 차례로 버리고 걸음마 연습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늦은 가을 또다시 뜻하지 않는 사고로 역시 휠체어와 목발을 버리고

지금 다시 걸음마 연습 중이다.

 

바람 끝은 아직 시리지만 오늘도

공원에 나와 처음으로

높고 긴 계단을  오르며 

아직은 쑤시고 저린 무릎을 중간중간 주무르며 걷는다.

 

지금껏 착하게 산 것 같은데 

이 무슨 업으로 

태어나 세 번씩이나 걸음마 연습인가

 

돈을 벌기는커녕 병원비며

일 못한 경제 사정으로 집에서는 이미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걸을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가

 

죽기 전에 다시는 이런 일 없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혼자 쌓는 돌탑에

돌 하나를 얹는다.

 

그리고

마른 가지에 불그레한 꽃멍울을 보며

꿈꾸어 본다.

아무리 멀어도

다리가 다 나으면 꿈속에서라도

그리운 당신께 달려가겠노라고

 

찡 오늘도

눈물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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