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산과들에 2022.09.28 17: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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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밤에 홀로 일어나 앉아서

여기저기에 벗어둔 상념들을 주워 보아

빨래를 한다

잃어버렸다고 여겼던 낭만을 꺼내어

젖은 가슴으로 낀 먼지 닦아내고

닫힌 빗장 열고

쌓인 추억들을 하나 둘씩 들추어내어

빨랫줄에 널어서

저절로 부는 바람에 말린다

 

인생아, 불혹의 세월이 너무 길더냐 짧더냐

 

빨랫감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고

시간은 붙잡아도 붙들어도 저만치 흘러가고

점점 야위어가는 나

상념의 바다에서 자맥질만 하고 있고

자맥질하다 혼절해버린

어느 여름날 밤

 

-신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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