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나팔 악마의 나팔 / 김별

천사의 나팔

악마의 나팔

별 차이가 없는 꽃을 두고

두려움과 모사가 많고

이분법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전혀 다른 이름을 붙여놓았다

이렇게 극과 극의 이름을 붙여야 할 만큼

두 꽃은 차이가 나는 것일까

악마의 나팔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천사의 나팔을 사랑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일까

세상에는 분명 선과 악이 존재하지만

진짜 나쁜 것은 선과 악을 구분하려는 마음

내 편과 남의 편을 가르려는 마음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대시하는 그 마음일 것이다

당신께서 진정 사람과 세상과 미래를 사랑한다면

부끄러움과 최소한의 인류애적 양심을 지키고 싶다면

절대로 선과 악을 구분 짓지 마시라

내 편과 다른 편을 만들지 마시라

다만 사랑하시라

아무리 잘못이 많고

사람을 힘들게 하여

그 고운 눈에 눈물을 흘리게 했다 하더라도

다시 사랑한다면 

사랑은 연어처럼 철새처럼 봄처럼 돌아오리니

진짜 잘못과 죄악은 다시 사랑하지 않는 것

더 이상 사람을 속이고

세상을 속이고

자신까지 거짓에 도취하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실이다.

설령 그 손에 악마의 나팔을 들었다 해도

그 독한 꽃잎에 입 맞추고

천사의 연주곡을 부는 당신

그대가 진정 아름다운 것이다.

천사의 나팔도 

악마의 나팔도

정해진 건 없는 것

아름다운 나팔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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