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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로드 스튜어트와 친구들
100 뚜르 2022.01.13 08: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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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역사에서 노래를 가장 잘 부른 가수는 누구일까요? 레드 제플린의 로버트 플랜트,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을 꼽는 사람도 있겠지만 1945년 오늘 태어난 ‘허스키 보이스의 대명사’ 로드 스튜어트도 빼놓을 수 없는 ‘명창’이지요.

 

스튜어트는 공부는 못했지만 축구에 흥미가 많아 중학교를 중퇴하고 인쇄공을 하면서 축구선수로도 활약합니다. 신문배달부, 무덤 파기 일용직 등을 전전하다가 록의 세계에 뛰어들어서 제프 벡 그룹, 페이시스 등 록밴드의 보컬을 거쳐 세계 최고의 솔로가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아서 ‘스튜어트 경’으로 불립니다.

만약 그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미인을 보면 참지 못해 숱한 여성과 염문을 뿌렸으며 결혼 또는 정식 동거를 8번 해서 5명의 서로 다른 여성에게서 8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연인 가운데에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의 본드걸 브릿 애클랜드, 뉴질랜드 슈퍼모델 레이첼 헌터 등이 있었습니다. 로드의 노래들도 대부분 그대로 번역하기 어려울 정도의 뜨거운 가사들이고, 1980년대 국내 어느 ‘점잖은 신문’이 이를 비난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스튜어트는 할 말을 참지 못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는 엘튼 존과 티격태격하는 앙숙 친구였는데 엘튼이 2018년 마지막 투어 뒤 은퇴한다고 선언하자, 이메일을 보내서 “또? 왜 또 마지막 공연을 선언했느냐”고 비꼬았습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나는 은퇴할 때 별로 큰 일이 아니므로 그냥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은퇴 선언에는 티켓을 팔려는 냄새가 나며 로큰롤이 아니다”라며 엘튼 존을 에둘러 비난했습니다. 엘튼 존이 2년 동안 삐쳐서 연락을 끊자, 스튜어트는 결국 아들을 통해 “남자로서 사과한다”고 전했고 엘튼이 쿨하게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스튜어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다소 잔인하게 굴었고, 후회한다. 진정으로 후회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됐고 나는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동성애를 말한 것은 아니지요? 스튜어트는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스튜어트는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나는 트럼프를 친구로 여기지만, 그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트럼프를 난처하게 했습니다.

 

이런 솔직함 때문에 곤경에 처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가수 스팅과도 ‘절친’인데, 스팅은 2003년 독일 ‘슈테른’ 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행 비행기에서 스튜어트가 나의 열대우림보호운동을 비웃는 데 격분해서 그의 LA 집 문에 쇠사슬을 걸어 감금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스튜어트는 당시 FBI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구출과 스팅의 체포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둘은 지금은 좋은 친구로 다시 돌아갔지요.

 

스튜어트는 2019년 성탄전야엔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커스 팜비치 호텔에 입장하려다 보안요원이 가족을 막고 아들과 승강이를 벌이자 보안요원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때려 법정에 서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라면 ‘유명인사의 갑질’로 여론의 융단폭격을 받았겠지만, 미국 배심원단은 무죄를 평결했습니다.

 

스튜어트는 2000년 5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목소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 속에서 수술을 받고 의료기관과 환자를 위한 자선활동에 열심입니다. 그는 2017년에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완치했다고 합니다.

 

스튜어트는 올해 77세의 나이에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월드 투어’가 빼곡하게 예정돼 있습니다. 그의 공연에는 ‘백신 패스’를 요구하는 다른 가수들의 공연과 달리, 백신 미접종 관객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공연 내내 마스크를 쓰며 식사와 음주는 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입니다.

 

스튜어트가 아직 왕성하게 공연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마 ‘관용의 문화’ 덕분일 겁니다.

그러나 서양 문화가 반드시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을 텐데 스포츠 선수나 가수, 배우 등에게도 ‘훌륭한 인성’과 흠 없는 행동을 요구하고 웬만해선 용서하지 않는 우리나라가 더 옳은가요, 아니면 큰 장점을 보고 웬만한 단점은 묻고 용서하는 그들이 옳을까요? 옳은 것만 추구하면 삭막할 것 같고, 그렇다고 예외가 많아지면 세상이 불공정할 것 같기는 한데….

혹시 사람들에 대한 평가도, 친구와의 우정도 ‘모 아니면 도’ 식이 아니라 더 넓은 곳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백신 패스조차도 ‘O’ 또는 ‘X’가 아니라, 다른 곳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로드 스튜어트의 공연 방침처럼….

 

<코메디닷컴 '이성주의 건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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