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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곳
56 산과들에 2022.01.11 20: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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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틈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틈이 생명줄이다

틈이 생명을 낳고 생명을 기른다

틈이 생긴 구석

사람들은 그걸 보이지 않으려 안간힘 쓴다

하지만 그것은 누군가에게 팔을 벌리는 것

언제든 안을 준비 돼 있다고

자기 가슴을 한 쪽을 비워놓은 것

틈은 아름다운 허점

틈을 가진 사람만이 사랑을 낳고 사랑을 기른다

꽃이 피는 곳

빈곳이 걸어 나온다

상처의 자리 상처에 살이 차 오른 자리

헤아릴 수 없는 쓸쓸함 오래 응시하던 눈빛이 자라는 곳

 

-배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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