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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56 산과들에 2021.12.15 19:56:23
조회 176 댓글 2 신고

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

의 저녁

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나

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어금 푸성귀 돋아나는 들길을 걸

어보자고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때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

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매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늘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다음이

기약을 모르는 우리의 다음이

자꾸만 당신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지

 

-박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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