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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의 [외딴 유치원] 모바일등록
13 k하서량 2021.12.01 16:18:10
조회 271 댓글 4 신고

 

외딴 유치원 

 

반칠환 시인

 

 

아랫목에 밥 묻어 놨다ㅡ

어머니, 품 팔러 새벽 이슬 차며 나가시고

 

막내야, 집 잘 봐라

형, 누나 학교 가고 나면 

어린 나 아버지와 집 지키네

 

산지기 외딴집 여름해 길고,

놀아줄 친구조차 없었지만 나 하나도 심심하지 않았다네

 

외양간엔 무섭지만 형아 같은 중송아지,

마루 밑에 양은냄빈 왈칵 물어도 내 손은 잘근 씹는 검줄이,

 


타작 끝난 콩섶으로 들락거리던 복실꼬리 줄다람쥐,

엄마처럼 엉덩이 푸짐한 암탉도 한 마리 있었다네

 

아아 낯설고 낯설어라, 세상은 한눈 팔 수 없는 곳ㅡ

원생은 나 하나뿐인 외딴 유치원, 솔뫼 고개 우리 집

 

아니 아니, 나 말고도 봄에 한배 내린 병아리 떼가 있었네

그렇지만 다섯살배기 나보다 훨씬 재빠르고 약았다네

 

병아리 쫓아, 다람쥐 쫓아 텃밭 빠대다보면,

아버지 부르시네

풍으로 떨던 아버지,

 

마당에 비친 처마 그림자 내다보고 점심 먹자 하시네

 

해가 높아졌네, 저 해 기울면 엄마가 오시겠지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람』(시와시학사, 2001)

 

 

​반칠환(1964. 4. 28~)충북 청주 출생

 

학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사

데뷔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수상

2004년 자랑스런 청남인상

2002년 서라벌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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