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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전전긍긍] 모바일등록
13 k하서량 2021.11.27 18:33:19
조회 256 댓글 4 신고


 

전전긍긍 

 

안도현 시인

 

소쩍새는 저녁이 되면

제 울음소리를 산 아래 마을까지 내려보내준다

 

방문을 닫아두어도 문틈으로 울음을 얇게, 얇게 저미어서 들이밀어준다

 

머리맡에 쌓아두니 간곡한 울음의 시집이 백 권이다

 

​고맙기는 한데 나는 그에게 보내줄 게 변변찮다

 

내 근심 천 근은 너무 무거워 산 속으로 옮길 수 없고

 

내 가진 시간의 밧줄은 턱없이 짧아서 그에게 닿지 못할 것이다

 

​생각건대 그의 몸속에는

고독을 펌프질하는 또 다른 소쩍새 한 마리가 울고 있을 것 같고

 

그리고 그 소쩍새의 몸 속에 역시 또 한 마리의 다른 소쩍새가 살고 있는 것도 같아서

 

​나는 가난한 시 한편을 붙들고 밤새 엎드려

한 줄 썼다가 두 줄 지우고 두 줄 지웠다가 다시 한 줄 쓰고 지우고 전전긍긍할 도리밖에 없다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

 

안도현(1961~)경북 예천 출생

 

소속

단국대학교(교수)

학력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데뷔

1981년 대구매일신문 '낙동강' 등단

수상

2007년 제2회 윤동주문학상 문학부문

경력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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