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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의 [ 플라테로와 나 ] 모바일등록
11 하서량 2021.09.13 14:45:24
조회 182 댓글 1 신고

《플라테로와 나》(1917) [ 묶인개 ]

후안 히메네스Juan Ramón Jiménez
(1881~1958)  에스파냐 출신

시인과 당나귀 플라테로는 끊임없이 안달루시아/모게르를 배회하며,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차곡차곡 기억에 담는다

스페인과 중남미의 여러 나라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스페인의 생텍쥐페리"라는 찬사를 받은 195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산문시집으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산문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플라테로와 나]의 138장 중에서 일부의 장들을 소개합니다


▓▓▓▓▓▓▓

[묶인 개] 
 
내게 있어서 가을의 시작이라는 것은, 플라테로.

석양과 함께, 스산함과 함께 가련해지는
뒷마당 혹은 앞마당 정원수 수풀의 인기척 없는 곳에서,
한마음으로 오랫동안 짖어대고 있는 한 마리의 묶인 개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노랗게 물들어가는 이 무렵은,
어디에 가도 지는 해를 향해서 짖어대는
그 묶인 개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플라테로……

그 짖는 소리는, 내게는 아무래도 슬픔의 노래로 들리는구나.

그것은 흡사
욕심스러운 마음이 사라져가는 보물의 마지막 한 조각을
잡으려고 하는 듯이 생명이라는 생명이
사라져가는 황금의 계절에
바싹 뒤따르려고 하는 순간인 것이다.

하지만 그 욕심스러운 마음이 끌어모아져
이르는 곳에 숨겨진 황금은
환상과 같은 것이다.

마치 아이들이
거울 조각으로 일광과 함께
나비의 그림자나 고엽의 그림자를 잡아서
응달벽에 비추이려 해도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것과 같이……

참새나 찌르레기는
오렌지나 아카시아 나뭇가지에서 가지로 태양을 좇아서 점점 높이 올라간다.

태양은 장미색으로, 연보라색으로 점차 약해지고……
이윽고 맥도 끊어져 사라져 가려 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영원의 것이 된다.

아직 살아 있으나 이미 죽은 것처럼.
그곳에서 개는 그 아름다움이 죽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날카롭고 격렬하게 짖어대고 있으니……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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