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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55 산과들에 2021.07.20 18: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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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차츰 없어지고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유유히 내 생ㅇㄹ 가로질러 흐르는

유년의 푸른 풀밭 강둑에 나와

물이 흐르는 쪽으로

오매불망 그대에게 주고 싶은 마음 한 쪽 뚝 떼어

가거라, 가거라 실어 보내니

그 위에 홀연히 햇빛 부서지는 모습

그 위에 남서풍이 입맞춤하는 모습

바라보는 일로도 해 저물었습니다


불현듯 강 건너 빈집에 불이 켜지고

사립에 그대 영혼 같은 노을이 걸리니

바위틈에 매어 놓은 목란배 한 척

황혼을 따라

그대 사는 쪽으로 노를 저었습니다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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