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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과 오른손의 거리 모바일등록
11 하서량 2021.07.19 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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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과 오른손의 거리

곽문연 시인



오른손이 한 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
새해 새아침 다짐을 했다

전철에서
껌 한 통을 내미는 노인의 손을 외면했다

해 저무는 거리에서
구세군의 종소리와 자선냄비를 비껴갔다

우편함에 배달된
적십자회비, 유니세프 편지는
뜯지 않고 휴지통에 던졌다

식당에서는 구두끈을 고쳐 매고
계산대를 비켜서 화장실에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나 전철에서
휠체어보다 앞서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교회에서
천 원짜리 몇 장 꼬깃꼬깃 손에 쥐고
옆 사람 눈치를 살폈다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구절을 달달 외우며
주일예배도 빠지지 않았다

오늘도 하루를 오독(誤讀)하며 보냈다
왼손과 오른손의 거리가 너무 멀다.


◐곽문연 시인/충북 영동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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