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는 아침 ▒
민화숙 2005.10.07 18: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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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오는 아침 ▒


      비가 오네요.
      비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아
      하루 종일 비소리를 음악 삼아
      우울한 마음 달래야 하겠습니다.

      지나간 시절의 표면이
      빗방울의 파문처럼 원을 그리고
      그 간 밟아온 사랑의 사연들이
      낮으막이 흐느끼는 아침입니다.

      먼듯 가까운 섬을 끼고
      썰물에 드러난 갯벌이 젖고
      들녘에서 자라고 있는 벼가
      낮은 산의 나무를 닮으려
      자신의 키를 키우며 젖고 있습니다.

      또 건물이,허공이,
      내 마음이 함께 젖습니다.
      살아가는 삶의 의미가
      젖기 위해 있는 것처럼
      오늘 젖어드는 모두와 함께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그와 함깨 젖을 수 있다면
      그 이상 행복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런 내 마음 아시는지......
      침묵이 마치 사랑인 것처럼
      적잖게 내 마음 할키는 줄 모르고
      참 잘도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가 이런 내 맘 알아준다면
      비가 주는 낭만의 감정을...
      감상적인 내면의 내용을 꺼내어
      웅장한 언어의 성(城)을 쌓겠습니다.

      그 안에 거할 수 있도록
      우리의 존재가 결코 슬프지 않다고
      비의 하모니를 연주하겠습니다.
      사랑한다고 속삭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