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세월이 가면
1 san 2005.08.10 10:54:49
조회 926 댓글 1 신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세월은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지나가는 게 아니라
우리 안에 쌓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도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듯해도
결국은 우리 맘 깊은 곳에 쌓여 있듯이 말이지요.
시간은 흐르지만 세월은 남고
사람도 스쳐 지나가지만 인연의 흔적은
우리 맘 깊은 속에 남아 있다가, 바람이 산들 불어올 때마다
향기를 풍기며 되살아나는 것이 아닐까요.
철없는 열정으로 가득했던 청춘의 날들, 그 눈부신 햇살 받으며
즐겨 중얼거리던 시 중에 ‘미라보 다리’가 있습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속 깊이 기억하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아폴리네르가 애인 로랑생과 헤어진 후에 쓴 시랍니다.
마리 로랑생과 사랑을 속삭이던 시절에 살던 집이
바로 미라보 다리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군요.
하루에도 몇 번씩 미라보 다리를 건너다니며
아름다운 사랑을 키웠던 아폴리네르는
실연의 아픔을 미라보 다리에 새긴 거지요.
두 사람은 수요일마다 열리는 예술가들의 모임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지만 붉디붉은 그 사랑은 채 5년을 넘기지 못했답니다.
실연의 아픔이 ‘미라보 다리’라는 시를 남겼고
헤어진 그 해에 로랑생은 성공적인 첫 개인전을 열었다고 하지요.
그녀가 남긴 명작 '아폴리네르와 그의 친구들'이라는 작품 속에도
미라보 다리가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죽음보다 더 불행한 것은 잊혀지는 거라고
그녀는 말했다고 해요.

시간도 사랑도, 사람까지도 강물을 따라 그렇게 흘러가지만
기억 속 어딘가에 화석처럼 묻혀 있다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 문득 손 내미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수요일이면 생각나는 빨간 장미처럼요.

출처 : http://www.positive.co.kr/home/contents/board/list.asp?num=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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