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닮은 그대







새벽길에 하현달을 만났습니다

장대를 드리우면 닿을 것 같은 거리 

차고 넘치는 넉넉함도 좋지만

기우는 듯 모자란 아쉬움도 좋습니다





빠른 걸음을 걸어 나아가도

그 모습 그대로 그 위치에 있습니다

바라보기 좋은 눈높이에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꼬옥 그대 닮았다는 느낌......





왜 그대는 그러는가 싶어서

갑자기 가슴이 울렁입니다

사랑하면서 늘 멀리 계시고

마음 만큼 가까이 다가오신다면

새벽길에 달을 보면서

이토록 애태우진 않을 겁니다





아파트 건물에 가리워저 

달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대여! 그대는 그러지 마시어요

누군가가 그대를 가리워도

그대의 모습을 숨기지 마십시요



그대가 보이지 않는 길 

절대 걸어가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