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에 싹이 났어요
이선희 2003.12.18 15:42:02
조회 1,506 댓글 17 신고
얼마 전 여기에 도루묵에 관한 글을 올렸다..

그런데 아직 도루묵은 구경도 못했다.

오늘도 먹는 것 타령으로 시작하련다.



김장들은 하셨는지?

물론 우리도 김장을 했다.

예전처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냉장고에 갓 담근 김장들이 채워지는 것을 보며

우리는 조그마한 행복을 느꼈다.

그런데 파가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아내는 학원으로 출근을 하면서 나에게 파를 다듬을 것을 명령(?)하였다.

처음으로 파를 다듬는 것이었는데 이게 영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하여튼 퇴근한 아내는 파김치를 담갔다.

우리 가족중에서 파김치는 나만 먹는다.

그리고 나는 푹 익은 파김치를 좋아한다.

아내는 나의 식성을 아는지라 파김치를 냉장고에 넣지 않고

푹 익으라고 베란다에 놓았다.

그리고 어제까지 약 보름의 시간이 흘렀다.

어제 우연히 베란다에 나간 나는 아직도 베란다에 놓여있는 파김치통을 발견했다.

하기야 나만 먹으니 내가 챙겨야지 어쩌겠는가?

그런데 김치통을 연 순간 나는 폭소를 터뜨렸다.

냄새는 먹기 좋을만치 익었는지 침샘을 자극했지만

아니 글쎄...........

.........................

이게 어인 일인가?

파김치가 싹을 튀운 것이 아닌가?

특히 뿌리가 달려있는 부분은 제법 싹이 많이 자란 상태가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원인은 내가 파를 다듬으면서 조금이라도 파를 아낄 양으로

밑둥을 자르지 않았던 것이였으며

아내도 파김치를 처음 담가보는지라 그냥 담갔던 모양이다.



푸하하하!

새로 싹을 튀워 파김치의 양이 늘어났으니

올 겨울에는 파김치를 많이 먹을 수 있겠다.

아내도 처음 담가 본 파김치!

아무래도 내가 원했던 맛이 나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어머니가 담가 주셨던 그 맛도 나지 않겠지만

아내의 사랑을 느끼며 올 겨울에는 싹이 난 파김치를 먹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