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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맞아? 놀라운 비주얼이 가득한 영화 승리호
9  가을그림자 2021.02.06 13:02:46
조회 437 댓글 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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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지금의 중년 분들은 승리호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70년대에 국내에서 소개된 일본 애니 <이겨라 승리호>일 겁니다. 개 모양의 로봇이 탄 나팔바지 입은 주인공들이 악당을 물리치는 명랑 애니죠. 

코로나 시국에 넷플로 직행한 <승리호>에 대한 기대반, 걱정 반

2020년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 예정이었던 제작비만 240억 인 김태리, 송중기, 진선규, 유해진 주연의 <승리호>는 코로나 시국에 밀려서 가을 개봉, 겨울 개봉으로 계속 밀렸습니다. 그러다 결국 넷플릭스라는 동아줄을 잡았습니다. 

 

SF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무조건 보려던 제 계획은 다 깨졌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무려 310억 원이라는 제작비를 넘는 돈을 주고 이 영화를 통째로 삽니다. 넷플릭스가 돈이 많아서 아무 영화나 손을 내밀 것 같지만 넷플릭스는 아무 영화나 쉽게 손을 내밀지는 않습니다. 뭔가 있기에 손을 내민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넷플로 직행한 <사냥의 시간>이나 보면서 반신반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스토리가 기시감이 들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개봉했으면 1천만 관객 이상은 꼭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아주 아주 잘 뺐네요. 

 

한국에서는 SF 영화 안 돼!라는 결계를 깬 영화 <승리호>

한국 영화를 일본어 한자인 '방화'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장 규모와 영화 제작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어서 한국 영화는 외국 영화보다 영화관람료까지 저렴했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나 2021년 현재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뛰어난 스토리와 표현력으로 무장한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가 접근하기 어려운 장르가 없는 세상을 구현해야 하는 CG 덩어리인 SF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SF 영화가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드라마이지 SF 영화라고 하기 어려운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SF 영화라고 인정해주는 한국 영화가 2003년 내츄럴 시티입니다. 

 

한국 영화 제2의 전성시대였던 2000년 대 초반의 한국 영화의 활력을 보여주는 영화였고 한국 CG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민병천 감독이 유령 다음으로 만든 영화 <내츄럴 시티>는 나름대로 꽤 질 좋은 CG와 특수효과를 제공했지만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한국 SF 영화는 만들기 어렵겠구나 했는데 <늑대소년>과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의 조성희 감독이 SF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조성희 감독 영화 <늑대소년>은 크리처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안 봤습니다. 그러나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은 이런 비주얼리스트가 한국에 있었나 할 정도로 엄청난 비주얼을 담은 영화입니다. 말순이가 하드 캐리 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명세 감독 이상의 뛰어난 미장센과 비주얼이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 이 비주얼리스트가 SF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엘리시움 + 스타워즈 + 가오겔을 섞은 듯한 <승리호>

영화 <승리호>의 스토리를 보면 기본 뼈대는 엘리시움입니다. 여기에 4명의 주조연은 <가디언 오브 갤럭시>을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비주얼은 스타워즈입니다. 


시대 배경은 2097년으로 인류의 95%는 산성화 된 땅, 황폐화된 지구에서 삽니다. 지구는 식물이 죽어가는 땅으로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5%는 UTS라는 기업이 위성 궤도에 만든 또 다른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이 5%는 돈 많은 사람들로 UTS의 시민권을 부여받고 파라다이스 같은 우주에 떠 있는 공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위성궤도까지는 우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락거립니다. 이 위성궤도에는 많은 우주 쓰레기들이 나오는데 이 우주 쓰레기를 우주 청소업체들이 작살을 단 우주선을 타고 우주 쓰레기를 먼저 차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우주 쓰레기를 팔면 작으나마 돈을 받을 수 있기에 경쟁이 심합니다. 이 경쟁에서 항상 승리하는 우주선이 있었으니 그 우주선은 바로 영화의 제목인 '승리호'입니다.

 

승리호에는 전직 기동타격대 팀장이었던 태호와 뛰어난 상황판단 및 임기응변 능력이 좋은 장 선장(김태리 분)과 지구에서 마약 조직 두목이었고 사형선고까지 받아서 지구에 내려가지 못하는 타이거 박(진선규 분)과 전투 로봇이었던 업둥이(유해진 분)가 함께 태극호를 이끕니다. 

이 4명은 끈끈한 팀워크를 이룰걸 같지만 화투판을 뒤집는 등 자기 실속과 돈에만 집착합니다. 특히 주인공인 태호는 돈만 된다면 뭐든 다 합니다. 태호가 돈을 모으려는 이유는 자신의 딸이 사고가 나서 우주 궤도를 떠돌고 있는데 그 시신을 수습하려면 큰돈이 필요합니다. 이에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합니다. 그러나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를 팔아서 푼돈만 법니다. 그것도 안테나 뿌러뜨려서 오히려 벌금을 더 물어야 하는 만년 적자 인생들입니다. 

 

돈이 없어서 승리호도 은행에게 넘어가게 생겼습니다. 이때 돈이 되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도로시라고 하는 아이가 폐 우주선 안에 있었는데 이걸 승리호 선원들이 발견합니다. 그러나 이 도로시는 UTS에서 테러집단인 검은여우단이 만든 수소폭탄이 내장된 안드로이드라면서 발견 즉시 신고하라고 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승리호 선원들은 회의 끝에 이걸 도로시를 테러용으로 활용하려는 검은여우단에게 연락해서 더 많은 돈을 받을 생각을 합니다. 마침 도로시가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에 최신 발신자가 적혀 있었고 음성 변조 후에 도로시의 원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현금 2백만 달러를 받기로 합니다. 

 

그런데 검은여우단은 테러범이 아닌 환경 단체였다는 것과 도로시는 안드로이드가 아닌 인간 아이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UTS를 만든 셜리반이 인류의 구원자가 아닌 사리사욕만 챙기고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을 데리고 화성으로 이주하면서 지구인을 몰살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조는 2개의 영화를 섞어 놓은 듯합니다. 뼈대는 엘리시움입니다. 

엘리시움도 지구 궤도에 사는 상층민과 지구에 사는 하층민이 사는 세상을 그립니다. 여기에 4명의 캐릭터는 '갤럭시 오브 가디언즈'를 벤치마킹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2개의 영화에 스타워즈의 비주얼을 섞어서 만든 영화가 <승리호>입니다.

 

다른 점은 나노봇을 전지전능한 신으로 이용하는 모습과 우주 쓰레기 문제를 다룬 점이나 실제로 우주 쓰레기를 작살로 쏴서 회수하려는 최근의 과학자들의 시도를 영화에 녹였다는 점이 좀 다릅니다. 스토리 자체는 신선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2개의 영화를 섞어서 희석하려고 했지만 2개의 영화에 영향을 받은 것이 너무 또렷하게 보입니다. 여기에 우주선이나 우주공간의 묘사는 스타워즈와 비슷합니다. 

스타워즈가 위대한 스페이스 오페라로 인정받는 모습은 우주선들이 낡은 모습을 노출해서 좀 더 현실감 있고 세트에서 연기하는 것이 아닌 실제 우주 시대에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넣었습니다. 이는 <승리호>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우주 엔진을 증기기관처럼 펌핑질을 해서 엔진 가동을 하거나 지구에서나 쓸만한 도구로 우주에서 출입문을 열거나 하는 등등의 많은 행동이 우주 공간이라기보다는 지구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느낌을 많이 들게 합니다.

 

스토리 자체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고 신파도 약간 있지만 영화 후반 반전과 가슴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 등이 잘 섞여 있습니다. 또한, 4명의 캐릭터가 만드는 티키타카의 웃음 타율도 꽤 높습니다. 

한국 영화 맞아? 뛰어난 비주얼에 할리우드 향기가 물씬

SF 영화의 핵심 엔진은 CG입니다. 없는 세상을 구현하려면 CG가 뛰어나야 합니다. <승리호>의 CG는 한국 이상입니다.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정교하고 많은 CG를 사용한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CG인데 그 CG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물론 할리우드에 비하면 좀 떨어집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영화 보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업동이 부터 CG 캐릭터라는 점도 놀랍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괴물 CG를 처리할 국내 업체가 없어서 호주 업체에 맡겼던 2000년대 초반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입니다. 

영화 스틸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엄청난 CG 물량과 뛰어난 CG가 가득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게 한국 영화 맞나?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 <승리호>  CG는 국내 업체 8곳이 뭉쳐서 VFX 회사를 만들어서 제작을 했습니다. 한국 VFX 실력은 꽤 높습니다. 그래서 중국 영화들이 한국 VFX 업체에 의뢰를 할 정도입니다. 

이 실력은 한국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 더 늘어가고 한국의 작은 미래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승리호>의 핵심 재미는 이 CG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CG를 보여줍니다. 다만, 갑옷을 입은 경찰들의 CG가 가끔 들뜬 느낌이 드는 점과 우주 전투 장면이 너무 빠르게 화면 전환이 일어나서 무슨 액션이 일어나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점은 화려하지만 액션의 쫀쫀함은 좀 떨어집니다. 

 

특히 승리호가 쓰레기 수거 우주선이라기에 멋진 느낌을 줘서는 안 되겠지만 너무 특색 없는 우주선 외형도 좀 아쉽네요. 전체적으로 우주 액션의 속도 조절만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그럼에도 SF 마니아라서 그런지 한국 영화 CG가 이렇게 발전했더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네요.

미술팀에게도 큰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오래된 물건의 흔적을 잘 담고 있고 뛰어난 소품도 꽤 좋습니다. 역시 비주얼리스트 조성희 감독이네요. 

영화관에서 개봉했으면 1천만은 쉽게 넘었을 영화 <승리호>

김태리와 송중기가 공동 주연인 줄 알았는데 실질적인 주인공은 송중기입니다. 나머지 3명은 조연입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 <승리호>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캐릭터가 태호입니다. 전직 기동타격대의 팀장이었던 셜리반의 양아들 같았던 태호가 난민선을 격추하고 난민 아이를 보고 세상에 대한 시선을 바꿉니다. 

 

아이를 본 적 없고 키워본 적 없던 태호가 아이를 키우면서 삶에 대한 가치관이 변합니다. 그리고 도로시가 아닌 꽃님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큰 결단을 내립니다. 화려한 액션, 기시감이 들지만 나름 꽤 탄탄한 스토리와 유해진의 까불거림 등은 여름에 개봉했으면 쉽게 1천만을 넘겼을 겁니다. 

 

한국 SF 영화의 신기원을 기록한 <승리호> 부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영화관에서 2차 개봉했으면 합니다. 이런 영화를 작은 모니터와 TV로 본다는 것이 무척 아쉽고 아쉽네요. 주말 식구들과 함께 안방 1열에서 보기 딱 좋은 영화 <승리호>입니다. 잔인한 장면 거의 없어서 온 가족이 보기에도 좋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한국영화 CG의 벽을 돌파한 이겼다 승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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