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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이죽! 제주도의 그 맛을 아시나요!
이지데이 이지데이 2008.01.18 16:28:44
조회 3,395 댓글 24 신고

"'겡이죽'이 뭐야?"라고 묻는다면 "'겡이'는 '게'의 제주도 방언이다"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겡이죽에 들어가는 게는 제주도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조그만 게이다. 이 게를 갈아 볶은 쌀과 같이 죽을 쑤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게 좋다.

그 구수함이나 게의 풍미는 전복죽이 못 따라올 맛이다. 전복죽이 어린애 맛이라면 겡이죽은 어른의 맛답다고 할 정도로 개미가 있다. 이 별미를 맛본 곳은 제주도 성산읍에 자리 잡은 ‘섭지해녀의 집’에서였다.

제주도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해녀의 집이 곳곳에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섭지해녀의집도 그중에 한 곳이다. 해녀의 집답게 연세가 있어 보이는 해녀들이 주방을 관장하는가 하면 도우미 역할까지 한다.

물질의 욕망에서 벗어나 자연에 기대며 살아가기 때문일까? 얼굴은 검게 그을렸지만 하나같이 건강미가 느껴지는 얼굴이다. 해녀의집을 운영하기 위해 조를 짜 당번을 정하는데 20조가 넘는다고 한다. 어림잡아 50여 분 정도의 해녀가 관련되어 있다는 얘기다.

자리에 앉자 넓은 통유리로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풍경에 마음이 들뜬다. 술 한 잔 아니 할 수는 없는 일. 겡이죽에 앞서 꾸죽(참소라)을 안주 삼아 한라산 소주를 비웠다. 참OO이나 처OOO이 깨끗하다고 떠들지만 한라산 소주에 비하겠는가.

감미료가 듬뿍 든 소주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다소 무심할 수 있는 맛이나 그런 원초적인 맛이 오히려 한라산 소주의 매력이다. 그러고 보면 한라산 소주도 양념을 최소화한 제주 음식을 닮았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안주는 바다. 또 한 잔 마시고 성산일출봉을 안주로 삼는다. 아~ 성산포 …. 언젠가 도시의 어느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벽면에 걸린 이생진 시인의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를 본 적 있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 이생진 시(時)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1' 중에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성산포였지만 시인의 시로 인해 성산포가 좋아졌다. 그날 난 술에 취한 게 아니라 성산포에 취했다. 그리움에 한 잔…, 그곳에 가고 싶어 한 잔…. 성산포를 바라보며 한잔하는 지금도 성산포는 나를 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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