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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삼겹살!"
이지데이 이지데이 2008.01.11 16:28:54
조회 17,204 댓글 96 신고

해가 뜨면 삼계탕집이 웃고 비가 오면 갈빗집이 웃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날씨가 음식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비가 오면 습도 때문에 고기 굽는 냄새가 진하다. 삼겹살이 생각나는 이유기도 하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란 말도 있듯 삼겹살은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음식이다. 그 중 지금은 잊혀져가고 있는 삼겹살이 있다. 사각 틀에 호일 깔고 가스 불에 구워먹던 그 삼겹살이다.

생 삼겹살이 대중화되기 전인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삼겹살은 대부분 이렇게 구워 먹었다. 사각 틀 안에 호일을 깔고 살짝 문질러 준 다음 한쪽 모서리에 젓가락이나 이쑤시개로 구멍을 뚫었다. 얇게 썬 냉동삼겹살을 잘 달궈진 호일 위에 올리면 빨갛던 삼겹살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삼겹살에서 나오는 기름은 구멍으로 흘러서 밑에 받쳐둔 소주잔이나 물 컵에 가득 찼다.

지금처럼 익은 고기도 먹지 않고 내버려둬 불판 위에서 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익으면 바로 바로 한 점이라도 더 먹기 바빴다. 그러다가 생 삼겹살이라는 게 나왔다. 생 삼겹살이 주는 신뢰감, 거기다가 가스불이 아닌 숯불에 구워먹는 그 맛에 반해 어느 순간부터 생 삼겹살만 찾게 되었고, 냉동삼겹살은 가까이 하지 않았다. 배신당한 냉동삼겹살은 점차 우리 주위에서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영원히 찾지 않을 것만 같던 옛날 그 삼겹살이 그리워진다. 고기와 음식점들은 고급화 되었지만 허름한 집에서 호일 위에 삼겹살을 구워먹던 정서적인 행복감은 찾을 길이 없다.

자꾸만 호일 위에 구워먹던 그 삼겹살이 생각나니, 맛에도 연어처럼 회귀본능이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추억은 늘 그립듯이 이제는 추억속의 삼겹살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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