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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제주황토골흑돼지〉, 외국인 까다로운 입맛까지 사로잡아
이지데이 이지데이 2007.12.27 00: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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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에 외국인이 자주 찾는다는 고기구이 집이 있어 찾아갔다. 어떤 집이길래 입맛 까다롭다는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가게 앞에서 올려본 간판에는 ‘제주황토골 토종흑돼지’라고 씌여 있었다.

육식을 즐기는 사람한테 제주 흑돼지는 일반 돼지보다 훨씬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제주황토골 흑돼지」는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하는 효능이 있으며 여성 피부를 젊고 탄력 있게 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상을 차리는 동안 나는 김옥연 사장에게 돼지 흑돼지의 장점을 물어보았다. 김 사장은 제주황토골흑돼지는 황토와 참숯을 먹이며 키위서 고기의 청정성과 보존성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나는 대체 어떤 맛이길래 한번 온 손님들은 다시 오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지 내 입맛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자리에 앉자 식탁 위에 검은 보자기처럼 덮여 있는 커다란 솥뚜껑이 인상적이었다. 왜 일반 구이판을 쓰지 않는지요?

김 사장은 “전에는 일반 숯판을 썼어요. 그런데 밥을 볶을 때 자꾸 눌러 붙어서 이걸로 바꿨지요.”라고 말했다.

솥뚜껑만의 장점이 있냐고 묻자 솥뚜껑에 고기를 오래 구워도 육질이 오래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고기 한 점을 상추에 싸서 먹으려고 밑반찬을 훑어보는 데 특이한 게 있었다. 이게 뭔가요?
그거요 토하젓이에요. 이게 외국인들 특히 일본사람들한테 인기가 좋아요.


직접 담그시나요?
네 직접 담가서 이렇게 병에 담아 팔기도 한답니다.

전에 음식점을 해보셨나요?
아뇨 전에는 슈퍼를 운영했어요. 그런데 워낙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그때도 배추김치나 밑반찬을 직접 만들어서 팔기도 했어요. 그때 분식점과 정육점도 함께 운영했지요.

그럼 어떤 생고기가 싱싱한 지 잘 아시겠네요?
살점의 색깔이 붉으스름한 것일수록 으뜸으로 치지요.

얘기를 듣다 보니 눈썰미와 손맛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았다. 뜨거워진 솥뚜껑 위에는 고기와 함께 시큼한 김치가 누릿하게 익어가고 있었다. 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김치를 먹기 좋게 결대로 찢어서 고기에 말아 먹으니 혀 위에서 고기와 김치가 어울리며 살아나는 맛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김 사장이 직접 김치를 담근다는 말은 물어볼 필요조차 없을 것이었다. “바쁘신 줄 알지만 이것도 드시고 가세요. 아줌마 여기 된장찌개 좀 갖고 오세요.”

동행한 사진촬영기자와 정신없이 젓가락을 놀리다 보니 어느새 솥뚜껑을 메우고 있던 고기 삼인분이 싸그리 사라졌다. 더 먹었으면 좋으련만 취재 약속시간이 촉박했다. 그래도 손맛이 뛰어난 여주인이 직접 먹어보라고 권하는 된장찌개를 아니 먹고 갈 수는 없는 일.

된장찌개의 향내가 환각적이었다면 과장일까. 된장 특유의 쓴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구수한 듯 칼칼한 듯 부드럽게 목줄기를 타고 넘어갔다. 몇 숟가락을 떠서 먹자 고깃내 때문에 다소 텁텁했던 입안이 단박에 개운해진다.

"가게 들어와서 다른 건 시키지도 않고 된장찌개부터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라며 웃음 짓는 여주인의 얼굴은 손수 재료 선별에서 조리까지 정성을 들인 음식을 맛있게 먹는 미식가들을 향한 배려와 친절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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