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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미국 퇴역 군인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국룰이다... [더 컨트랙터], [앰뷸런스]
13  쭈니 2022.08.05 18: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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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코미디로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하빗]과 [스텔라]를 봤지만 너무 멍청한 주인공 때문에 오히려 기분만 잡쳤다. 그래서 이번엔 똘똘한 주인공이 활약을 하는 영화를 선택하기로 했다. 기왕이면 빵빵한 액션도 있으면 더 좋고... 이렇게 기준을 정하고 나니 은퇴한 특수 요원, 아니면 퇴역한 군인이 활약하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가 딱 떠오르더라. 그래서 선택한 것이 크리스 파인 주연의 액션 영화 [더 컨트랙터]와 액션 장인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앰뷸런스]이다. 두 영화는 퇴역 군인을 잘 못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이다.


[더 컨트랙터] - 당신의 애국심에 얼마를 얹혀주면 진실에 눈 감을 수 있나?

감독 : 타릭 살레

주연 :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키퍼 서덜랜드

특수부대 중사인 제임스 하퍼(크리스 파인)는 무릎 부상으로 인한 약물 투약이 감사에 걸려 강제 전역을 명 받는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지만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해 두문분출하던 그는 옛 동료였던 마이크(벤 포스터)를 통해 러스티(키퍼 서덜랜드)가 운영하는 비밀 조직에 합류한다. 그들이 하는 일은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자들을 법의 테두리 밖에서 처치하는 것. 제임스의 첫 임무는 독일에서 이슬람 극단 주의자의 후원을 받고 있는 미생물학자를 처리하고 그의 연구 자료를 빼돌리는 것이다. 임무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제임스는 낙오된다. 어렵게 러스티에게 연락을 했지만 러스티는 제임스를 구출하는 대신 제거를 하려 한다. 그제서야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제임스는 러스티가 숨긴 음모를 파헤치고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제임스 하퍼는 뼛속까지 특수부대 군인이다. 특수부대 출신인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적부터 군인 훈련을 받았던 그는 제대 후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신은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자신이 다짐과는 달리 아버지가 살았던 삶의 행적을 아주 정확히 따라간다. 제임스가 러스티와 처음 만난 날, 러스티는 마치 제임스의 아버지를 잘 아는 듯 말한다. 아마도 그의 아버지 역시 전역 후 러스티의 비밀 조직에 합류했고, 쓰임새가 다하자 러스티에 의해 비밀리에 제거되었을 것이다.

러스티가 제임스도, 그의 아버지도 덫으로 끌어들였던 미끼는 바로 애국심이다. 파병으로 인하여 얻은 부상을 감추기 위해 투약한 약물이 들통이 나서 강제 전역을 당했지만 제임스는 여전히 조국에 대한 투철한 애국심으로 뭉쳐 있다. 그가 사설 경비 업체나 용병 조직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 역시 애국심 때문인데, 러스티는 그러한 제임스의 애국심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비밀 조직에 합류시킨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일, 그건 다시 말하면 불법적인 일이라는 것인데, 애국심에 매몰된 제임스는 별다른 의심도 하지 않고 임무 수행에 나선다.

결국 러스티는 제임스의 애국심을 값비싼 돈벌이에 이용한다. 만약 솔직하게 그들이 해야 하는 임무가 무엇인지 말했다면 제임스는 억만금을 줘도 임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러스티는 알고 있었다. 제임스는 돈이 필요했고, 그에게 약간의 돈과 애국이라는 명분만 안겨주면 목숨을 걸고 무슨 일이든 해낼 것이라는 사실을... 제임스를 조직에 끌어들인 마이크에게 장애 아들이 있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마이크는 제임스보다 더 간절히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기꺼이 옛 동료이자 생명의 은인마저 덫으로 유인을 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난다. 불법적인 보수 집회에 참가한 노년의 남성들을 보면 젊었을 적의 군복을 착용하고 자신의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정말 존재하는지도 의심스러운 빨갱이를 색출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군 미필 정치인을 지지한다. 그들을 동원한 보수 단체는 애국이라는 명분을 그들에게 심어 주고, 약간의 돈으로 유혹한다. 그러고 나면 그들은 진실 따위는 상관없이 그들의 요구대로 집회에 앞장선다. 그것이 애국이라 믿기에...

물론 제임스는 그대로 이용만 당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직 젊고, 유능하며, 돌아가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러스티에게 이용당하는 조직원들을 제거하며 제임스는 한 발자국씩 러스티의 곁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기어코 복수에 성공한다. 물론 억지스럽다. 장애 아들 때문에 돈이 필요해서 제임스를 팔아넘겼던 마이크가 갑자기 제임스를 도와주는 것도 억지스럽고, 아무리 기습이라고는 하지만 단둘이서 러스티와 그의 조직을 박살 내는 것도 억지스럽다. 하지만 미국의 은퇴한 특수 요원, 퇴역 군인들은 가끔 슈퍼 히어로급의 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워낙 그런 영화들이 많다 보니...

[더 컨트랙터]는 그저 단순한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는 아니다. 스웨덴 출신의 타릭 살레 감독은 애국심으로 포장된 미국의 폭력을 제임스를 통해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들은 애국심을 내세우지만 결국 그 종착지는 돈이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탐욕에 빠져 있고, 미국인들은 애국으로 포장된 탐욕에 이용당한다. 참 씁쓸하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던가. 애국심. 가슴이 뜨거워지는 단어이다. 하지만 내 애국심이 탐욕에 눈이 먼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진실을 향해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야 하지 않을까?


[앰뷸런스] - 두 시간 내내 차량 추격 장면만 펼쳐진다면...

감독 : 마이클 베이

주연 : 제이크 질렌할,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에이사 곤잘레스

파병을 가서 나라를 위해 여러 차례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윌(야히아 압둘 마틴 2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암에 걸린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지만 의료보험은 거부되고, 결국 거액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윌은 범죄 세게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이복형 대니(제이크 질렌할)에게 연락한다. 대니는 대뜸 윌을 범죄로 끌어들이고, 수술비를 위해 윌은 어쩔 수 없이 대니의 계획에 합류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계획은 없는 법. 의도치 않게 윌이 경찰을 쏘면서 두 형제는 위기에 빠진다. 결국 살기 위해 응급구조요원 카밀(에이사 곤잘레스)의 '앰뷸런스'를 탈취한다. 경찰과 SIS, FBI까지 대니와 윌을 추격하는 상황. 두 형제와 카밀, 그리고 총상을 당해 사경을 헤매는 경찰을 태운 '앰뷸런스'는 LA 도심을 질주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이다. 1995년 [나쁜 녀석들]로 감독 데뷔를 한 후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그리고 [트랜스포머]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하지만 최근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잠시 슬럼프에 빠졌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6 언더그라운드]를 통해 그의 실력이 결코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고, [앰뷸런스]로 화려하게 복귀를 시도했다.

[앰뷸런스]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아주 작정하고 만든 영화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주특기는 카 체이싱이다. 과연 전 세계 감독 중에서 마이클 베이만큼 카 체이싱을 손에 땀을 쥐게 연출할 수 있는 감독이 있을까?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이후 무려 5년 만에 극장 개봉 영화의 메가폰을 잡게 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하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 [앰뷸런스]는 2시간 16분이라는 러닝 타임 대부분을 차량 추격 장면으로 가득 채워 넣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앰뷸런스'에는 딱 네 명이 탑승했다. 대니와 윌은 돈을 갖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카밀은 자신의 임무대로 총상을 입은 신입 경찰 잭(잭슨 화이트)를 살려야 한다. 대니와 윌을 뒤쫓는 경찰은 '앰뷸런스'에 탑승한 카밀과 잭 때문에 섣부르게 공격을 하지 못한다. 이 묘한 상황에서 추격과 신경전이 반복된다.

일단 드라마는 없다. 캐릭터는 아주 단순하다. 그들의 목표도 확실하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굉장히 단조롭게 흘러간다. 그런데 마이클 베이 감독은 두 형제인 대니와 윌을 선과 악으로 구분 지으려 노력한다. 솔직히 잭을 쏜 것은 윌이다. 그가 의도치 않게 대니의 계획에 합류했고, 아내의 수술비가 필요하며, 카밀과 잭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그가 은행강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앰뷸런스'라는 좁은 공간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은 관객이 윌에게 동정심을 느끼도록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에 드라마는 없다. 그러니 관객의 감정선 또한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것이 마이클 베이 감독의 첫 번째 실책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카밀과 잭은 윌을 옹호한다. 그 장면에서 '휴 다행이다.'라는 감정을 느껴야 하지만 솔직히 나는 그런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똑같은 은행 강도인데, 대니는 타고난 범죄자이니 나쁜 놈이고, 윌은 국가를 위해 파병을 다녀온 퇴역 군인인데다가 아내의 수술비가 필요한 불쌍한 남편이기 때문에 좋은 놈이다? 솔직히 공감하기 힘들었다. 마지막 장면을 공감하기 힘드니 영화는 [앰뷸런스]는 그저 마이클 베이 감독 특유의 카 체이싱을 실컷 볼 수 있는 영화에 불과했다.

누가 그랬다. 좋은 것도 한두 번이라고... 맞다. 내가 아무리 치맥을 좋아한다고 해서 매일매일 치맥만 먹으면 질릴 수밖에 없다. [앰뷸런스]가 딱 그렇다. 분명 마이클 베이 감독의 카 체이싱은 멋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런데 두 시간 내내 카 체이싱만 본다면? 결국 지겨울 수밖에 없다. 나 역시 1시간 40분쯤에서 [앰뷸런스]에 지루함을 느꼈다. 너무 카 체이싱에 올인한 전략이 마이클 베이 감독의 두 번째 실책이다. 아쉽지만 이번 복귀는 실패작이다. 그래도 워낙 능력 있는 감독이니 다음 복귀작에서는 내 기대치를 채워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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