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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 - 가정의 달 5월엔 역시 애니메이션을 봐야 한다.
13  쭈니 2021.05.10 17:24:00
조회 45 댓글 0 신고

감독 : 조엘 크로포드

더빙 : 엠마 스톤, 라이언 레이놀즈, 니콜라스 케이지

어린이날 예매를 취소한 이유

2주 전, 메가박스에서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의 2천 원 관람권을 획득했다. 선착순이기에 빨리 예매를 해야 하는 상황. 결국 나는 영화의 개봉일인 5월 5일 가장 빠른 시간대에 영화 예매를 마쳤다.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북미 박스오피스 5주간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일찌감치 접하며 기대치가 최고조로 올라온 상태였고, 2013년 5월에 개봉한 [크루즈 패밀리]도 재미있게 본 터라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를 극장에서 보는 것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2013년에는 함께 [크루즈 패밀리]를 봤던 아들이 올해는 대입 전쟁에 뛰어들며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는 혼자 봐야 한다는 것뿐.

하지만 하루 전인 5월 4일 저녁에 나는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의 예매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관객들 틈에서 혼자 영화를 관람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데, 그래서 더욱 상영관은 시끌벅적해지기 일쑤이다. 아무리 어린이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용히 몰입하며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2천 원에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를 극장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만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의 관람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5월 7일 금요일,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와 [더 스파이],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나의 선택은 역시나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였다. 금요일 오후라 여전히 어린이 관객이 많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영화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더라. 그런데 이게 웬일. 상영관 안에는 관객이 나 혼자뿐이었다. 이걸 행운이라고 해야 하나? 뭐 어찌 되었건 5월 5일 2천 원 관람권은 포기해야 했지만, 그 대신 조용히 혼자 몰입하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으니 어린이날 예매 취소가 오히려 내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아 떠난 크루즈 가족

2013년에 개봉한 [크루즈 패밀리]는 선사시대 원시인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지구의 지각변화가 시작되어 안전한 보금자리였던 동굴이 무너지자 동굴에 살던 크루즈 가족이 안전한 땅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다. 동굴 밖은 위험하다는 보수적인 아버지 그루그(니콜라스 케이지)와 새로운 모험을 하고 싶은 진보적인 딸 이프(엠마 스톤)의 갈등, 그리고 이프와 가이(라이언 레이놀즈)의 사랑이라는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 속에서 애니메이션 특유의 화려하고 신나는 볼거리가 가득했던 영화였다.

8년 만에 국내 개봉한 속편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도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크루즈 가족은 안전한 땅을 찾아 위험한(?) 모험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맹수의 공격에 잔뜩 겁만 집어먹던 예전과는 달리 끈끈한 가족애로 맹수도 너끈히 물리치는 공격력을 어느 사이 탑재했다. 그리고 가이는 이제 크루즈 가족의 일원으로 완전히 받아들여졌다. 물론 그루그는 여전히 가이가 못마땅하지만 이프와 닭살 돋는 애정행각을 벌이는 가이가 이프의 짝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가족에게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아줘야 한다는 사명을 가진 그루그는 마침내 안전하고, 먹을 것도 풍부한 완벽한 곳을 찾아낸다. 하지만 그곳엔 이미 베터맨 가족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다행히 가이가 베터맨 가족과 오랜 인연이 있었던 덕분에 베터맨 가족은 크루즈 가족을 환영해 줬고, 크루즈 가족은 천국과도 같은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생활하는 방식이 너무 다른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 사이에서 갈등을 생겨나고, 가이를 사이에 두고 이프와 던(켈리 마리 트란)의 예기치 않은 삼각관계가 형성되면서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의 흥미로운 갈등

속편 영화가 언제나 그러하듯이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도 전편과 비교해서 캐릭터를 늘려 나간다. 이번 영화에서 새롭게 합류한 베터맨 가족은 여러모로 보나 크루즈 가족과는 비교가 된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나가고 본능이 우선인 그루그와는 달리 베터맨 가족의 가장 필(피터 딘클리지)은 머리를 쓸 줄 안다. 그 덕분에 산의 물길을 바꾸어 자신의 보금자리를 먹을 것이 풍족한 낙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개인의 활동 공간이다. 언제 어디에서 위험이 닥칠 줄 모르기에 크루즈 가족은 함께 뭉쳐서 자고 행동도 언제나 함께 한다. 그와는 달리 베터맨 가족은 벽을 만들어 따로 자고,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한다. 당연히 그루그 입장에서는 베터맨 가족의 그러한 생활 방식이 불만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베터맨 가족의 생활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그루그 뿐이라는 사실이다. 전편에서부터 극도의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던 그루그는 속편에서도 그러한 기조를 유지한다. 그와는 달리 다른 크루즈 가족들은 베터맨 가족의 생활 방식에 만족한다. 그루그의 아내 우가(캐서린 키너)는 안전한 이곳에서 살기를 원하고, 둘째 아들 텅크(클락 듀크)는 창(윈도우)에 흠뻑 빠져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이프는 자기 또래 친구인 던을 만나 신나기만 하다. 가이 역시 크루즈 가족보다 베터맨 가족의 생활 방식이 더 편하기만 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했다. 크루즈 가족보다 베터맨 가족이 조금 더 진화한 인류라고 한다면 크루즈 가족의 생활 방식이 베터맨 가족의 생활 방식으로 바뀌어가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고 할 수도 있다. 언제나 그렇듯 그루그는 변화하는 세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역시나 온갖 소동 끝에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우리 인류는 그러한 변화 속에서 조금씩 진화했었으니까.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배척하지 않고 협력하기

사실 서로의 생활 방식을 불편해하는 것은 그루그 뿐만은 아니다. 필과 필의 아내 호프(레슬리 만) 또한 자신들이 정성껏 꾸민 보금자리에서 크루즈 가족이 어서 빨리 떠나주기를 은근히 바란다. 문제는 가이이다. 엄밀하게 따진다는 가이는 크루즈 가족보다는 베터맨 가족에 더 가깝다. 그렇기에 필과 호프는 가이를 딸인 던의 배필감으로 당사자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점 찍어 놓는다. 그로 인하여 이프와 가이의 애정 전선에도 문제가 생기고 만다. 이렇게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는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 이프와 가이의 갈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다.

참 우스운 일이다. 영화에 등장한 인류는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뿐이다. 가이의 부모는 타르 웅덩이에 빠져 죽음을 맞이했음을 감안한다면 어쩌면 마지막 인류일지도 모를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은 서로 힘을 합쳐 이 난관을 헤쳐나갈 생각보다는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며 싸우기만 한다. 어쩌면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뉘어 극렬하게 혐오를 쏟아내고 있는 현시대에 대한 풍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은 공공의 적이 나타나며 힘을 합치는데, 왜 우린 코로나19라는 공공의 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서로에 대한 혐오와 배척은 더 심해지는 걸까?

베터맨의 농장에 바나나를 원하는 펀치 몽키가 그루그와 필 그리고 가이를 납치하자 크루즈 가족과 베터맨 가족은 힘을 합쳐 위기에 맞선다. 이 후반부는 경쾌한 음악과 과장된 액션으로 영화를 보는 나의 흥을 돋우어 주었다. 이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가 크루즈 가족과 배터맨 가족의 활약을 마음속으로 열광하며 보다 보니 영화가 끝날 때쯤엔 속이 다 후련해지더라.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경험을 하다니, 개인적으로 확실히 전편보다 속편이 훨씬 좋았다. 역시 5월엔 애니메이션을 봐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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