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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월드는 이제 넷플릭스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공의 성 라퓨타]
13  쭈니 2021.02.23 16:42:50
조회 247 댓글 0 신고

주말, 어쩌다가 지브리 감독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들이 아직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 응? 그럴 리가...' 지금까지 아들에게 열심히 영화를 보여줬다고 자부했는데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지 않단 말인가? 다행히도 넷플릭스에서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그래서 당장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여 줬다. 그리고 내친김에 [천공의 성 라퓨타]까지... 다음 주에는 [모노노케 히메]와 [붉은 돼지]도 보자고 해볼까 고민 중이다. 시간이 된다면 [이웃집 토로로]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다시 봐도 좋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내가 꼽는 미야자키 월드의 최고 애니메이션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더빙 :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이사를 가기 위해 시골집으로 향하던 10살 소녀 치히로(히이라기 루미)와 그녀의 부모는 길을 잘못 들어 어떤 터널 앞에 도착하게 된다. 묘한 느낌을 주는 터널을 지나니 폐허가 된 놀이공원이 나오고, 치히로의 부모는 뭔가 홀린 듯이 놀이공원 한쪽에 차려진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기분 나쁜 느낌을 받은 치히로는 음식을 먹지 않았고, 혼자 돌아다니다가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소년 하쿠(이리노 미유)와 만난다. 하쿠는 치히로에게 해가 지기 전에 떠나라고 충고하지만 이미 늦었다. 신령 세계의 음식을 허락도 없이 먹은 치히로의 부모는 돼지로 변해 버린 것. 겁에 질린 치히로에게 하쿠는 이곳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 준다. 마녀 유바바가 운영하는 신령의 온천에서 일을 하는 것. 일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리 유바바라고 할지라도 치히로를 건드리지 못한다.

얼떨결에 치히로를 온천의 직원으로 받아들인 유바바는 대신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대신 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하기 위해 치히로는 신령의 온천에서 온갖 기괴한 사건을 겪으며 점차 성장해 간다. 그러던 중 하쿠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쿠를 구하기 위해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인 제니바를 찾아가는데...

2002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국내에 개봉하여 흥행에 성공하자 굉장한 화제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 성공 전례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공식 통계 기준으로 단숨에 1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해 낸 것이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이 없는 시절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전에는 아무리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일지라도 누적관객 10만 명대를 기록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빵'하고 터진 후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300만 명, [벼랑 위의 포뇨]가 150만 명을 동원하는 등. 일본 애니메이션은 극장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나 역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극장에서 보고 싶어 안달을 하다가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당시엔 혼자 영화 보는 것을 꺼려 했었다.)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아쉽게도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견이 있겠지만 어디까지만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일단 재미있다. 치히로가 유바바가 운영하는 신령의 온천에서 겪는 사건은 그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치히로의 첫 손님인 오물신을 만족시켜준 사건, 아무것도 모르고 가오나시를 온천에 들이게 된 사연, 하쿠를 구하기 위해 제니바를 찾아 나선 여정 등. 영화 속의 에피소드 중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그렇기에 2시간 6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짧게만 느껴진다.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처음엔 나약하기만 했던 치히로가 하쿠의 도움을 받고, 부모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치히로의 내적 성장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 외에 가마 할아범, 투덜거리면서도 치히로를 도와주는 온천 종업원 린, 그리고 제니바의 저주에 걸려 생쥐로 변한 유바바의 아들인 보우, 하물며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무시무시한 요괴 가오나시까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히로가 신령의 온천이라는 이상한 세계에서 모험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냄으로써 당당한 한 사람의 인격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며 나 역시도 2시간 동안 신비로운 이상한 세계에서 실컷 모험을 한 것만 같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처음 봤을 때도 재미있었고, 이렇게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었다. 나중에 기분이 우울할 땐 다시 한번 봐야겠다. 이럴 땐 정말 넷플릭스가 고마울 따름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 - <미래 소년 코난>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면...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더빙 : 타나카 마유미, 요코자와 케이코

거대한 비행선 안에 한 소녀가 갇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시타(요코자와 케이코). 그녀를 납치한 정부 요원들은 시타가 가지고 있는 비행석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행석을 보리는 일당은 또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해적단 도라 일당이다. 해적단은 비행선을 공격하고, 이 틈을 타서 시타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비행선에서 추락하고 만다. 그 순간 비행석이 빛이 나더니 시타의 몸은 수평이 유지되어 천천히 떨어지고, 때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광산마을의 소년 파즈(타나카 마유미)가 시타를 구하게 된다. 시타를 찾기 위한 정부 요원과 해적단의 추격이 시작되고, 파즈와 시타는 그들의 추적을 피해 도망을 치지만 결국 정부 요원에 잡히고 만다. 파즈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정부 요원에 협조하기로 한 시타. 그러한 시타를 구하기 위해 파즈는 해적단과 손을 잡는다.

사실 시타는 전설의 도시 '라퓨타'의 왕녀이며, 시타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비행석은 구름에 의해 감춰진 라퓨타의 위치를 알려주는 나침반이었다. 시타를 납치한 정부 요원 무스카는 라퓨타를 이용하여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를 드러내고, 시타는 무스카의 음모를 막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먼 옛날 라퓨타가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걸었듯이, 시타는 또다시 라퓨타에 멸망의 주문을 외워야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온 가족이 재미있게 관람을 했다. 이 기세를 몰아서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다른 애니메이션을 아들에게 추천을 했다. 사실 딱 떠오른 영화가 [이웃집 토로로]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지만 이 영화는 내가 집에 없을 때 아내와 아들이 넷플릭스로 이미 봤다고 하니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니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가 바로 [천공의 성 라퓨타]였다.

1986년 작인 [천공의 성 라퓨타]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미래 소년 코난>에 대한 추억 때문이다.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기 이전에 TV 애니메이션 연출을 먼저 했었는데, 그 당시의 대표작이 바로 <미래소년 코난>이다. <미래소년 코난>은 1978년 4월부터 일본 NHK에서 26화로 이루어진 TV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다. 영화의 설정은 서기 2008년 7월 핵무기를 능가하는 초자력 무기가 세계의 절반을 소멸시킨 미래, (1978년 당시에는 2008년은 먼 미래였나 보다.) 섬에서 할아버지와 살아가던 소년 코난은 바다에서 낯선 소녀 라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갑자기 비행정을 타고 나타난 군인에 의해 라나가 납치되고, 코난은 라나를 구하기 위해 섬을 떠나 위험한 모험을 떠난다.

어린 시절의 나는 <미래소년 코난>에 푹 빠져 있었는데, 주제곡을 좋았고, 어린이 애니메이션답지 않은 흥미진진한 전개로 성인이 되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기에 처음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았을 때 정말 깜짝 놀랐었다.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캐릭터가 <미래소년 코난>과 너무나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시타와 파즈는 <미래소년 코난>의 라나와 코난이고, 시타를 쫓는 정부 요원 무스카는 <미래소년 코난>의 빌런 레프카와 비슷하다. [천공의 성 라퓨타]를 처음 볼 당시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미래소년 코난>의 감독이라는 사실을 몰랐기에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며 얼떨결에 어릴 적 추억 여행을 할 수가 있었다.

아내는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관람 포인트로 지목했다. 학창 시절 리코더로 [천공의 성 라퓨타]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숙제였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아쉽게도 아들에겐 나와 같은 <미래소년 코난>의 추억도, 아내와 같은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 대한 추억도 없었기에 아무래도 비교적으로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하지 못한 듯하지만, 그래도 재미없는 최근 영화를 억지로 보느니 만들어진지는 오래되었지만 그 오랜 세월 동안 걸작임을 인정받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훨씬 나을 듯하다. 그래서 결론은... 넷플릭스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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