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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아카데미는 넷플릭스 영화의 품에? PART 4... [미드나이트 스카이] - 지구를 지키지 못한 기성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과 희망
13  쭈니 2020.12.29 14:00:46
조회 289 댓글 1 신고

감독 : 조지 클루니

주연 : 조지 클루니, 펠리시티 존스

원인 불명의 재앙으로 종말을 맞이한 2049년의 지구. 사람들은 살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고,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과학자 오거스틴(조지 클루니)만이 북극 기지에 남겨진다. 홀로 남아 인생을 정리하던 그에게 뜻밖에도 미처 피난선에 타지 못한 아이리스라는 이름의 소녀가 찾아온다. 아이리스를 혼자 남겨둘 수 없었던 오거스틴은 인간이 살 수 있는 목성의 위성을 탐사한 후 지구로 귀환 중인 에테르호와 교신을 하려 한다. 한편 3주째 지구의 관제 센터와 교신이 끊긴 에테르호의 선원들은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지구로 향하고, 오거스틴과 에테르호의 설리(펠레시티 존스)는 기적적으로 교신에 성공한다. 오거스틴과의 교신으로 지구가 현재 인간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음을 알게 된 에테르호의 선원들. 그들에겐 두 가지 선택이 기다린다. 지구로 돌아가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던가, 아니면 목성의 위성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개척하던가.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미드나이트 스카이]만큼은 꼭 보겠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그러고는 아내와 아들에게 열심히 [미드나이트 스카이]에 대한 홍보를 했는데, 아들은 '또 지구 종말이에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긴 아들의 반응이 이해가 되긴 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보면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거기에 [그래비티], [마션]과 같은 우주 재난 영화가 이미 선을 보인 만큼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얼핏 뻔한 SF 영화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일단 뻔한 SF는 확실히 아니다. 이 영화가 뻔한 SF 영화였다면 지구 종말에 대한 설명이 구구절절 흘러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조지 클루니 감독은 어쩌다가 지구가 종말을 맞이했고, 그래서 피난 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 그저 북극 기지에 혼자 남은 오거스틴과 그를 찾아온 아이리스의 일상을 보여줄 뿐이다.

에테르호가 지구로 귀환하면서 겪게 되는 재난 역시 마찬가지이다. 궤도가 바뀐 탓에 운석으로 인하여 에테르호가 고장을 일으키자 설리와 아데월(데이비드 오예로워), 그리고 마야(티파니 분)이 수리에 나서는데, 그곳에서 마야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그저 아주 짧은 에피소드처럼 처리된다. [그래비티]처럼 우주에서 맞이한 재난에 영화 전체의 러닝타임을 할애해도 모자랄 판인데, 조지 클루니 감독은 마치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미드나이트 스카이]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오거스틴으로 대표되는 기성세대가 흘리는 후회의 눈물이다. 오거스틴을 자신의 일에 빠져서 아내와 어린 딸을 등한시했고, 그들을 떠나보냈다. 그렇게 그는 엄청난 업적을 쌓았지만 결국 지구의 종말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홀로 북극 기지에 남은 오거스틴. 하지만 그렇게 무기력하게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는 없다. 그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다. 그것이 바로 에테르호와의 교신이고 아이리스의 환영은 오거스틴의 마지막 임무를 환기시키는 존재이다.

에테르호의 설리가 임신을 한 상태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오거스틴으로 대표되는 기성세대는 인류를 지키는데 실패했지만 설리와 설리의 뱃속의 아기는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희망이 될 것이다. 오거스틴은 그러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북극의 눈보라와 늑대떼를 헤치며 에테르호와 교신이 가능한 기지를 찾아냈고, 에테르호의 아데월과 설리에게 인류의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이끌었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아버지로서의 마지막 임무이자, 선물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미드나이트 스카이]가 그다지 친절한 영화가 아니다 보니 영화가 끝나자마자 이 영화가 관객에게 전해주는 진심을 곧바로 느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거스틴이 설리에게 건네준 마지막 선물의 의미가 먹먹하게 느껴졌다.

2020년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의 블록버스터 SF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한 만큼 넷플릭스에서 1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노려봄직 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카데미는 유난히 배우가 감독을 맡은 영화에 너그러운 편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보통 사람들]의 로버트 레드포드, [레즈]의 워렌 비티, [늑대와 춤을]의 케빈 코스트너,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 [아르고]의 벤 에플렉까지... 어쩌면 2002년 [컨페션]으로 감독에 데뷔한 후 [굿나잇 앤 굿럭], [킹메이커],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 [서비비콘] 등 다수의 영화를 연출한 조지 클루니의 차례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깊은 여운을 안겨준 영화였던 만큼 조지 클루니에게 감독상 정도는 안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물론 팬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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