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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드라마 스위트홈. 뛰어난 CG와 배우들은 좋지만 각색과 연출은 좀 아쉽다.
9  가을그림자 2020.12.25 21:02:12
조회 155 댓글 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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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0억 원입니다. 무려 제작비가 300억으로 1회당 제작비가 무려 30억 원입니다. 드라마 1회 제작비가 저예산 영화 1편을 만들 수 있는 가격입니다. 엄청난 돈이죠. 돈 많은 넷플릭스라고 하지만 30억은 정말 과감한 투자입니다. 이전에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넷플이 제작한 한국 드라마는 킹덤으로 1회당 제작비가 20억이었습니다. 그럼 돈 바른 티가 나냐? 엄청납니다. 이게 한국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맞나 할 정도로 CG와 비주얼은 꽤 좋습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엄청난 CG 물량과 퀄리티에 좀 놀랬습니다. 물론, 영화급이라고 하기엔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드라마 수준으로 보면 한국 드라마 레벨을 뛰어넘었습니다. 

웹툰 원작의 스위트홈. 좀비물인가? 실제는 괴수물

황영찬 그림, 김칸비 글의 네이버 인기 웹툰 스위트홈을 드라마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은 요즘 흔하디 흔한 좀비물인줄 알았습니다. 초기에 코피를 줄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또 좀비구나라는 생각에 미간이 살짝 찡그러졌습니다. 그런데 좀비물이 아니고 이 드라마는 괴수물에 가까웠습니다. 

은둔형 외톨이인 차현수(송강 분)는 가족이 자동차 사고로 모두 사망한 후 3천만 원을 들고 허름한 아파트에 틀어 박혀서 라면만 먹으면서 게임에 몰두합니다. 이 허름한 아파트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삽니다. 자살할 날짜를 캘린더앱에 저장해 놓고 그날도 혼자 게임에 몰두하던 외톨이 차현수는 갑자기 코피를 줄줄 흘립니다. 이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옆집에 살던 여자가 살려달라고 문을 두들기는데 문을 안 열어주자 괴물로 변합니다. 

아파트는 누군가가 모든 문을 잠궈 버립니다. 입주민들을 웅성거리게 됩니다. 그렇게 입구 셔터가 열리고 입구 서 있던 환자복을 입은 사람 입에서 기다란 촉수가 나옵니다. 입주민들은 기겁을 하게 되고 혼비백산하게 됩니다. 이때 소방관인 서이경(이시영 분)과 머리가 똑똑하고 냉철한 이은혁(이도현 분)이 주도해서 이 괴물을 아파트 밖으로 내보냅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입주민들은 이은혁을 중심으로 뭉칩니다. 물론 이은혁을 탐탁치 않게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파트 1층 마트 주인 할아버지와 이은혁이 지하에 괴물이 있음에도 지하로 내려가는 걸 허락학 이은혁을 불신하는 소방관 서이경입니다. 이렇게 외부에는 괴물들이 뛰어다니고 심지어 아파트 내부에도 괴물들이 돌아다닙니다. 

초기에는 좀비물이구나 했습니다. 좀비물은 좀비가 뛰어 다니면서 사람을 물면 급속 감염된 사람이 좀비가 되어서 뜀박질에 동참하는 전형적인 전염병 사태를 의인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위트홈>은 좀비물이 아닙니다. 괴물이 사람을 물어도 호흡기로 감염되는 전염병도 아닙니다. 무슨 인자로 발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코피를 줄줄 흘리고 3일 안에 괴물로 됩니다. 3일 안에 죽여야 괴물로 변하지 않고 가장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고 3일이 지난 후 괴물이 되면 불로 태워서 죽여야 소멸됩니다. 불로 태우지 않으면 괴물은 무한 재생이 가능해서 죽지 않습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열전 캐럭터 드라마 스위트홈

정부는 긴급사태 문자를 보냅니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중간에 괴물로 변해버립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사태는 점염병이 아닌 저주라고 적은 블로그 글을 사람들이 보게 됩니다. <스위트홈>은 이런 괴이한 사태에 대한 설명을 초반에 해주지 않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좀비 영화들과 비슷하지만 중반을 지나도 아니 10화 끝날 때까지 이게 왜 일어났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 보고 나면 뭐지 이 찝찜함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넷플 드라마 킹덤도 시즌 2에서 역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듯이 이 <스위트홈>도 시즌 2를 예고하듯 허망하게 끝납니다. 그러나 그걸 지우고라도 이 드라마는 재미있게 볼 요소들이 꽤 많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재미는 캐릭터 열전입니다.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은둔형 외톨이 차현수와 결혼을 앞두고 남편을 잃은 소방관 서이경 그리고 의대생이지만 동생을 위해서 학업을 포기한 브레인 이은혁, 발레리나가 꿈이었던 뼈 때리는 말을 잘하는 성격 모난 이은유(고민 시 분)와 가수 지망생인 윤지수(박규영 분), 청계천에서 한가닥 하던 뛰어난 전자기술 장인인 한두식(김상호 분)과 참전용사 안길섭(김갑수)과 깡패 같은 편상욱(이진욱 분)과 매 맞고 사는 아내와 영화 <스틸 플라워>의 배우 정하담까지 출연합니다. 

정하담 배우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 드라마에서는 많은 분량이 나오지 않아서 좀 아쉽네요. 배우들도 많이 나오고 각자의 캐릭터 구축이 그런대로 잘 구축이 됩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초반에는 서로 반목하다가 후반에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은 흔한 신파 구도이지만 그럼에도 꽤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좀비물은 네임드 좀비가 없습니다. 그냥 다 좀비입니다. 그러나 이 <스위트홈>은 괴수물이라서 각 괴물의 외모와 능력이 다 다릅니다. 거미 괴물이 있는가 하면 에어리언처럼 입에서 촉수가 나오는 괴물도 있고 헬스를 많이 한 프로틴도 있습니다. 젤리처럼 흐물 거리면서 움직이는 괴물도 있고 육상선수 괴물과 눈이 거대한 괴물도 있습니다. 이 괴물들은 바로 전만 해도 사람이었다가 괴물로 변했기에 좀비들과 비슷합니다. 그럼 좀비처럼 우리 아빠가 좀비가 되어서 다가오면 반가우면서도 좀비라서 도망쳐야 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잘 유도할 수 있고 이 복잡 미묘한 감정만 잘 이용하면 재미를 증폭할 수 있습니다. 좋은 좀비 영화들이 이걸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하죠. 

<스위트홈>은 인간들의 캐릭터 구축은 꽤 준수하게 잘 하지만 괴물에 대한 서사가 없습니다. 그냥 외모가 독특한 괴물로만 그려집니다. 원작에서는 괴물도 서사가 있다고 하는데 분량 때문인지 아니면 인간에 집중하고자 한 것인지 괴물들은 그냥 제거해야 할 적으로만 묘사합니다. 또한, 괴물들이 아파트 곳곳에 살아서 돌아 다니는데 괴물들이 언제 나타나고 사라지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같은 괴물이 덩치가 더 커지기도 하는데 그 이유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인간 캐릭터들을 보면 브레인이자 리더인 이은혁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냉철하게 판단합니다. 사람들은 괴물을 피해서 1층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버티고 있는데  괴물과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인 차현수입니다. 차현수는 괴물 화가 진행되었고 사람들의 다수결로 겨우 살아납니다. 차현수는 좀 독특한 괴물입니다. 괴물이 되면 울버린처럼 빠른 치유 능력으로 상처가 아뭅니다. 이걸 무기로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입주민들이 찾아달라는 물건을 찾아서 돌아오고 괴물과 만나도 죽지 않기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이은혁이 브레인이고 차현수가 행동대장 또는 전사로 이 두 사람이 주축이 되어서 왕년에 잘나갔던 한두식, 안길섭과 신앙심이 투철한 바른생활 사나이 정재헌(김남희 분)의 칼춤이 어우러지면서 괴물이 지배한 세상을 헤쳐 나갑니다. 

모든 캐릭터들은 사람들을 도우면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차현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고맙다는 말을 듣게 되자 서서히 괴물로 살았던 삶을 벗고 영웅의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이진욱이 연기한 편상욱입니다. 딱 봐도 조폭 같은 묵직한 펀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편상욱은 고윤정과 칼잡이 정재헌을 만나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1회에 30억을 투자한 CG 때깔 좋은 드라마 <스위트홈>

<스위트홈>을 보면서 이건 한국드라마가 아니다. 영화 수준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CG가 엄청나게 많이 사용했고 그 퀄리티가 한국 드라마 수준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할리우드 영화 수준이냐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한국 영화 수준 정도로 느껴집니다. 괴물들도 복사 붙여 넣기도 피칠갑을 한 좀비들도 아니기에 모두 CG 옷을 한 땀 한 땀 입혀야 합니다. 여기에 액션도 꽤 많고 폭발 장면도 꽤 많습니다. 자동차도 그냥 찌그러진 것이 아닌 제대로 찌그러진 자동차가 뒹굽니다. 

오메~~~ 이게 한국 드라마야?
괴물들의 CG들도 좋고 액션 장면도 많고 카메라 워킹도 그런대로 좋습니다. 다만, 정교하거나 긴장감 있게 연출하는 건 초반은 좋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액션 장면이 주는 짜릿함은 좀 무뎌집니다. 그때 프로틴과 소방차의 대결 장면이 후반 액션을 담당합니다. 

1편당 제작비가 30억이 들었고 이는 한국에서 제작한 드라마 제작 단가 중 최고입니다. 이전에는 킹덤이 1회당 20억이었는데 이걸 훌쩍 넘겼습니다. 역시 스드래곤(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인가 했습니다. CG는 한국이 아닌 할리우드 CG 제작팀이 맡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CG도 꽤 볼만합니다. 다만, 프로틴의 CG가 후반에는 좀 튑니다. 역시 낮에 괴물이 돌아다니면 안 되는 거나 실내 같은 완벽히 조명을 조절하거나 어둡게 해서 만들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좀 들긴 합니다. 멸망한 듯한 서울 풍경도 가끔 보여주는데 그런 장면들도 꽤 잘 재현했습니다.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텔링. 설명되지 않는 괴물화 사태에 대한 아쉬움

원작을 안 봐서 원작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스위트홈>에는 매끄럽지 못한 개연성이 꽤 보입니다. 먼저 은둔형 외톨이인 차현수가 집 밖으로 나오는 계기가 강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살을 꿈꾸는 이 고교생이 세상을 구하는 아니 최소 아파트 입주민을 구하는 영웅이 되죠. 죽음을 꿈꾸는 현수가 괴물을 무서워할리가 없죠. 어차피 죽을 건데 그게 괴물이라도 상관없죠. 이 현수를 죽지 못하게 막은 건 까칠한 타공녀 이은유입니다. 그럼에도 한 번 말 나누고 아! 살고 싶다 생각하지 않죠. 

그런데 차현수가 아래층에 사는 아이들을 구하고 싶어합니다. 이 과정이 좀 이해가 안 갑니다.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이은혁입니다. 뛰어난 머리와 분석으로 리더가 되는데 리더가 되려면 입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나! 리더가 되겠다고 정해 놓고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더 짜증 나는 건 이 이은혁이 왜 서이경을 미워하느냐입니다. 지하에 괴물이 있다는 걸 알면 서이경을 말려야죠. 두 사람이 반목할 이유가 없습니다. 서이경이라는 캐릭터도 그렇습니다. 민폐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결사 역할도 아니고 좀 답답하고 의뭉스럽습니다. 

이은혁의 마지막 행동도 설명되지 않고요. 가장 짜증나는 건 10화를 다 봐도 이 사태의 원인이나 왜 군인들이 타락했는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니~ 병원에 가서 어디가 왜 아픈지 알려줘야지 그냥 항생제 처방하고 좀 아플 거예요라고 하면 환자는 황당하죠. 정확한 병명은 몰라도 대충이라도 말을 해줘야 하는데 그 대충이 이건 전염병이 아니라 저주라고만 합니다. 떡밥을 뿌렸으면 몇 개는 회수를 해야 하는데 거의 회수가 안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액션 장면과 캐릭터들 간의 상호 작용과 이어지는 변화 과정에서 혼자보다 함께하는 우리가 아름답다는 메시지는 잘 던져 주고 있습니다. 또한, 괴물과 싸우다가 후반 갑자기 전투 차량으로 입구를 뚫고 들어온 뜬금포 이야기 전개는 황당하면서 그냥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좋은 <스위트홈>

1~2화는 쾌감질주이고 3화는 좀 지루합니다. 3화 정도에 이 괴물화 사태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서서히 그려질 줄 알았지만 개연성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가 좀 짜증 났지만 4화부터 다시 액션으로 모든 이야기의 엉성한 면을 덮고 지나갑니다. 볼만합니다. CG 때깔도 좋고요. 캐릭터의 서사를 부여하는 과정도 진부하지 않으면서도 잘 담고 있습니다. 

또한 영상 연출도 리드미컬하고 박진감 넘칩니다. 다만 뜬금 없고 어울리지 않은 O.S.T가 거슬리고 개연성이 약한 이야기 전개는 좀 아쉽네요. 그럼에도 한국 드라마도 이렇게 만들 수 있구나 할 정도로 화려한 장면들과 잘 다듬어진 액션 장면들은 보기 좋네요. 간간히 유머도 넣는데 그런대로 잘 터집니다. 

별점 : ★

40자 평 : 기생수와 반도를 섞은 괴수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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