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비교하였을 때, 커피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맑아진다'는 점입니다. 이런 '각성제'와 비슷한 특징으로 인해 커피는 세계의 문화를 바꾸어 놓았는데요.

우리는 일상에서 커피를 마실 때 업무의 효율을 올리고, 일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싶을 때 마시는 편입니다. 반대로 차(tea)는 한숨 돌리거나 업무를 종료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때 마시는 편이죠. 그래서 커피 문화권에서는 커피 마시는 시간을 coffee break라고 부르며, 차 문화권에서는 차 마시는 시간을 tea time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우리는 순간적으로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깨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ATP를 사용해 에너지를 얻는데요. 아데노신은 ATP가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입니다.

아데노신은 다양한 아데노신 수용체에 작용하는데, 특히 신경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신경세포의 작용을 둔하게 만듭니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신 결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두고 카페인이 아데노신의 길항제로 작용한다고 말하는데요. 이러한 기전으로 커피는 우리의 뇌가 피로누적으로 잠시 둔해져 있을 때,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실제로 다이어트 약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약어로 'ECA'라고 불리는 종류인데, 여기서 C는 카페인, A는 아스피린의 약어입니다. 카페인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고,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보조하여 체중감량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카페인은 일부 감기약, 진해거담제에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일부 감기약, 비만치료 약제를 먹을 때에는 카페인 음료 복용도 의료진과 상담후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커피를 어떻게 마셔야 살이 빠질까요? 먼저 커피를 보면 '한약'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카페인이라는 뚜렷한 지표물질이 있고, 당과 지질, 유기 아미노산, 각종 폴리페놀 등 다양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죠.

커피의 구성물질 하나하나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사실 커피 그 자체가 이루는 하모니는 단순히 부분의 합 이상으로 작용합니다. 한약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 그리고 커피 원두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커피는 다른 효능을 나타냅니다. 또한 1일 섭취 횟수와 빈도, 용량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커피가 다이어트에 이용될 수 있는 것은 카페인 뿐만 아니라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산이 과산화지질의 생성 억제, 콜레스테롤 생합성 억제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로로겐산을 온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로스팅이 되지 않은 생커피두를 이용해야 하는데요. 클로로겐산은 열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2010년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는 생커피두 엑기스 섭취가 체지방 등 비만 상황의 개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는데, 그 결과 체중, 복부지방의 감소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8주간 대략 1kg의 정도의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CT를 통해 측정한 복부지방면적이 4.8% 정도 감소했습니다.

카페인과 클로로겐산은 오래 추출한다고 해서 많이 용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3시간 이내에 추출해서 마시는 것이 카페인과 클로로겐산으로 인한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적인데요. 우리가 즐겨 마시는 믹스커피는 다이어트가 방해가 되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휘핑크림이 많이 들어간 커피 역시 다이어트 중에는 금물입니다.

복부둘레를 줄이고 내장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좋은 커피 원두를 이용해 마시는 것이 좋고, 믹스커피나 자판기 커피는 피하고, 커피와 함께 담배를 피거나 기타 간식을 곁들이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특히 아무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해도, 커피를 먹고 심계항진, 불면증 등이 너무 심하다면 커피를 조절해서 마실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약품을 복용중이라면 카페인과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담당 의사 및 한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칼럼 제공: 미앤네이처한의원 천호점 김규현 원장 (www.me-n-natu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