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예비 시댁과 연을 끊고 살겠다고. 집을 나온지 한달 정도 됬습니다.

시댁이나 친정과 연 끊고 사는 분들 정중히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30세 여성입니다.

공기업에 다니고 있고, 화목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예쁘다는 말 듣고 인기 누리며 살았고요.

결혼할 남자는 33세 의사입니다.

지방 의전 졸업후 대학병원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들만 둘인 집안이라 분위기 딱딱하고 보수적입니다.

아버지가 법원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 하셨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남친 직업만 듣고 "의사남편 잘 물었네~" 합니다.

하지만 메이저과 아니고, 개원생각 없기 때문에 연봉이 저랑 같습니다.

이런 말씀드리는 이유는 제가 부귀영화 누리려고 이남자와 결혼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남친의 아버지 입니다.

양가 인사드리고 무척 흡족해 하면서, 1월에 상견례 하기 바로 직전.

전세 자금으로 1억을 줄건데 친정에서는 집값에 얼마를 보탤건지 묻더군요.

저희 부모님은 당연히 남자가 집해오는지 알고 있다가 자존심이 좀 상하신 상태에서

5천을 보태겠다고 답변을 보냈습니다. 예단 혼수는 별도로요.

금액 듣고는 남친 아버지가 급.상견례 취소하고 완강하게 결혼 반대하십니다.

금액 조율 생각도 없으시고, 5천이라는 첫마디에 단칼에 반대.

수개월 동안 남친이 설득하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따귀때리고 심하게 손지검 하셨데요..

그래서 남친은 집을 나왔습니다.

보다못한 남친의 동생과 어머니까지 아버지 설득에 나섰지만 그럴거면 니들도 다 나가라고 했답니다.

가족 중 누구도 아버지에게 대적할 사람이 없고, 아버지는 한번 틀어지면 그냥 끝인 성격 같습니다.

오죽하면 시어머니도 그 아버지 성격에 평생 시달렸다면서 황혼 이혼 하신다고 하실까요.

아마도 고위 공직생활 오래하셔서 항상 갑질을 하고 사셨나봅니다ㅡㅡ;

그나마 위안이 되는건 남동생과 어머니는 우리 결혼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자세입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된 저희 집 부모님도 마음이 돌아서셨습니다.

곱게 키운딸 저런 성품의 시아버지한테 보낼 수 없다고..

시어머니가 그러는건 봤어도 시아버지 저런 사람 첨 들어봤다고 혀를 내두르십니다.

저희 어머니는 매일 같이 울며 결혼 말리십니다.

그런 모습 볼때마다 정말 가슴이 미어집니다.

부모님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저 하나 믿고 집을 나온 남친을 버릴 순 없습니다.

생각 끝에 저희 힘으로. 외롭지만 당당하게 결혼을 진행하려 합니다.

부모님 도움 안받고. 16평 전세부터 시작할 수 있게 현실적인 계획은 다 세워 두었습니다.

가끔 제가 남친에게. 그래도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면 인정하실거야. 그러니 아버지 면전에서 연 끊는다 하지말고 시간지나면 꼭 화해해~라고 하면

남친은 자기 아버지가 너무 속물 같아 싫다고

저런 아버지와는 연을 끊고 사는게 낫다고 아주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결혼은 이미 마음 먹었고.

고민은, 부모님 없는 '결혼식'이 두렵고

결혼 후 시댁과 연 끊고 사는게 가능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Q. 마음 같아서는 결혼식을 생략하고 싶지만, 결혼식을 치룬다는 전제하에.

시아버지를 아예 부르지 않고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둘까요?

아니면 시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초청장 드리고 와주십사 부탁을 할까요?

Q. 또, 결혼 후 시댁에 발길을 끊고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요.

남친 남동생도 언젠가는 결혼을 할테고, 저희가 하객으로 가도 마주칠것입니다.

살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마주치면 그때마다 모른체 해야하는지요

남친이 아버지와 연을 끊어도, 저는 행사나 기념일 등 며느리 역할을 다 해야할까요?

남편과 마찬가지로 저도 연을 끊고 살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