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외로운가요 --- 향린/ 박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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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외로운가요
혼자라는 생각에 더 아픈가요
즐거워 죽겠다는
축제 속 저 인파도
알고 보면 다 이방인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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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우리의 원적(原積)은
에덴이었으므로
다만, 인생이라는 번잡한 거리를
배회하다 가는 것뿐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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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에 비친
어느 날의 내 모습이 낯설지라도
굳이 반문(反問)도 말며
길 잃지도 말기로 해요

마음 주었던 자리

정을 섞었던 거리를
바람처럼 돌고 돌다가 결국은
홀로일 생, 고독마저도 즐기며
홀로에 익숙해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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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물녘,
절벽 위를 컹컹대는
짐승의 절규처럼 그처럼 처절히
외로운 날도 있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 그런 밤
그런 날 안아가며 산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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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더 이상 외로움은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밤이 지면 또 아침은 올 테니요
그대, 이제 외롭지 마요
찬란한 이 아침도 그댈 위해 밝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