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부들도 이렇게 사는건지 궁금해요.

100프로 다 맞을 순 없지만 제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과 만났어야 하는데..

남편의 성격을 얘기해보자면 깔끔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이예요.

혼자 자취할때도 청소는 매일같이 했고..제가 봤을 때 먼지에 예민한 스타일이더라구요

정리정돈은 뭐 그렇다고 쳐도 매일 매일 아무리 피곤해도 걸레질은 해요.

그리고 감정변동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기분 좋게 잘 있다가도 자기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면 별거 아닌일에 정색하면서 말해서 이런 걸로 많이 다퉈요. 사실 다른 남자들은 그냥 넘어갈 수 도 있는 부분인데 예민하게 정색하니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피곤하고 정떨어져요 진심.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남편 눈치를 살피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는편이라 고맙긴한데 잔소리가 많아요. 자기 기준에 안맞으면 잔소리.. 전 털털하고 둥글둥글한 스타일이라서 신랑이 실수하거나 잘못한일도 뭐라 큰소리없이 정색하는거 없이 그냥 짚고 넘어가거든요. 근데 신랑은 표정 싹 바뀌면서 정색하면서 말하는거 있잖아요.. 노이로제 걸릴 지경, 그래서 현재는 신랑이 조금만 정색해도 제가 더 뭐라고 해버려요. 왜 별일아닌일로 또 정색이냐고..

결혼한지 3년 됐고 아기는 돌지났습니다. 전 임신 7개월 째이구요.

집안일은 제가 설거지, 음식, 청소기 돌리기 하구요. 신랑은 빨래, 걸레질, 제가 아기 재울때 아기 젖병 씻어주는 것을 도와줘요. 그래도 일 특성상 신랑이 일찍퇴근해서 다른 집보다 더 많이 도와주는 건 사실이예요. 이 부분은 정말 고마워요.

오늘 싸움의 발단은 신랑이 냉장고를 열었는데 과일넣는 칸에 참외 한개가 곰팡이 펴 있었어요. 말라있고 오래된 참외를 보고는 냉장고정리좀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알겠다고 했어요

그러고서는 또 좀 시간이 지나서 신랑이 저보고 냉장고 청소 좀 하라고 또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까 얘기했잖아. 그만 좀 얘기해. 난 무슨 선생님이랑 사는 학생같애. 오빠 눈치보고 힘들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전 신랑이 그렇게 얘기할때 아기 유아식 만드는 중이었거든요. 그랬더니 신랑이 내가 다하지 좀 알아서 하는게 없다 뭐 이런식? 으로 말을 이어가더라구요. 내가 얘기하기전에 미리 알아서 좀 하라고 하길래 그렇게 잘하면 오빠가 하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지금도 내가 집안일 거의 다 하는데 이것까지 내가 어떻게 하느냐 그러더라구요. 그러면서 냉장고 청소를 한달에 한번 날짜 정해놓고 하라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어요. 제가 한번얘기한거 또 얘기하지 말라고 다 알아들었으니까. 그랬더니 본인이 말해도 안하지 않느냐고 이러면서 진짜 짜증난다고 하면서 "씨발"이러더라구요. 옆에 아기도 있는데.. 사실 신혼초에도 신랑이 욕을 했거든요 싸울때. 제가 욕하지 말라고 하면 니가 욕을하게만든다 사람을 끝까지 몰아세운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그것때문에 엄청싸우고 아기 낳고나서는 그래도 많이 좋아졌는데 오늘 또 그렇게 혼자 열 올리다가 욕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넘 화가나서 씨발씨발하지마. 누군 욕할줄 몰라서 안하는줄 알아씨발놈아? 너만 욕할줄알아? 이렇게 소리쳤어요. 옆에 아기있는데 욕하지말라고 제가 전에 얘기했는데 또 욕하길래 저도 순간 꼭지가 돌아서 저렇게 나갔어요. 그랬더니 안방으로 들어가버리더라구요. 원래 목욕은 신랑이 시키거든요. 제가 아기 재우고 신랑은 그때 아기 젖병씻어주는거 도와주고.. 근데 매번 싸울때마다 본인이 화가나면 그냥 방에 들어가서 자버려요. 아기랑 저 내버려두고.. 전 이런 상황에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같이 아기 낳아놓고는 본인은 화나면 그냥 휙들어가서 자버리고 진짜 편하게 산다 생각들더라구요. 그래서 아기 쭈쭈 먹이고 자는 신랑 옆에서 아기 재우는데 계속 안자길래 신랑한테 큰소리로 나도 오빠처럼 화나면 그냥 아기고 뭐고 보지도 않고 자버리거나 밖에 나가버릴까? 이렇게 얘기하는데도 대꾸도 없이 자는척인지 뭔지 그냥 누워있어요. 화딱지 나서 그냥 저도 아기 데리고 거실로 나와버렸구요...

제가 스트레스 받는 건 지금 집 정리도 아기가 있으니까 먼지나서 아기 맡기고 나서 하기로 신랑이랑 얘기했어요. 제가 청소를 안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 청소기 돌리는데, 그리고 냉장고 정리도 자주는 아니지만 다 먹은 반찬, 오래된 반찬이 있으면 버리구요. 근데 신랑은 요새 몸이 피곤했나 냉장고에서 참외를 본게 그렇게 짜증이났나, 이렇게 본인이 짜증나는 일이 생기면 분명 저랑 약속했던 서랍정리같은거- 이건 어머니께 다엘이 맡기고 날잡아서 하자 얘기한거거든요- 이렇게 얘기했던거 잊어버리고 이렇게 싸울때 서랍정리도 안하고 식탁정리도 안하고 뭐도 안한다 알아서 하는게 없다 이런식으로 말해버려요. 진짜 짜증나고 저도 미쳐버릴것같은 그런기분.. 하루종일 아기 보고 나도 노는게 아닌데 저런식으로 말해버리니까 스스로가 무능하게 느껴져 버리고 진짜 무슨 선생님이랑 사는 기분이랄까..

어디서 글을 읽었는데 시어머니 시집살이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지만 신랑이 시집살이 시키면 갈수록 힘들다면서요. 이런글 읽으면 가슴이 막 답답해져와요. 제가 사소한 실수- 예를들어 산부인과 갔는데 복지카드를 놓고왔다던가-그러면 정색하면서 그런걸 왜 놓고오냐..이런거 있잖아요. 살면서 할 수 있는 자잘한 실수들.. 그런것들을 그냥 넘어가는경우가 별로 없으니까 이제는 막 실수한 일이 생기면 신랑 눈치보고 제가 기분이 막 다운되는거예요..

제가 이런 생활이 지속되니까 신랑에 대한 애정도 없어져서 신랑이 회사 나가면 전화나 문자 먼저하는 것도 없고 정말 일 있을때나 용건있을때 연락해요. 그걸 가지고 신랑은 또 서운했나봐요. 몇번이나 다른사람에게 얘기하더라구요. 내가 자기한테 용건없이는 연락 안한다고... 근데 사실 전화해도 신랑이 목소리가 늘 일정한게 아니라 한번씩 기분 나빠져있는듯한 침울한 말투로 왜 ? 이런식으로 받으니까 저도 그냥 눈치보이고 이런게 싫어서 연락 안하는 거거든요..

우리 부부가 정말 잘 지낼 수 있을지 의문이고 너무 속상하고 심란하고 이렇게라도 글 안올리면 정신과가서 약을 복용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막 화가 나요.. 아기 낳기 전에는 이런게 스트레스가 컸는데 원형탈모도 심하게 왔었거든요.. 신랑한테 오빠때문에 내가 이런게 생겼다 그러면 미안하다고 할때도 있는데 본인이 기분 안좋은날은 나도 너때문에 원형탈모생길지경이다 생기지 않았을뿐이지 이랬구요.. 저희 엄마도 신랑보고 감정기복이 있다고 힘들겠다고 그러더라구요.

신랑이 싸울때 씨발씨발 할때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옆에 아기도있는데 큰소리내고 싶지 않지만 저만 참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란걸 알기에,, 또 참으면 저만 병난다는거 알기에)

저런식으로 지적할때 그냥 큰 싸움 날것을 막는다는 셈 치고 그냥 알겠다 알겠다하고 넘어가야하는건지.. 정색할때 나도 똑같이 정색으로 반응해야하는건지

신랑도 본인이 사소한일에 짜증이 잘난 다는것을 알고 있어요. 기분좋을때 서로 터놓고 얘기하면 저한테 자기는 뒤끝이 또 없으니까 그렇게 행동할때 내가 그냥 잘 넘어가줬으면 좋겠대요. 근데 제가 그랬죠 그랬다간 내가 홧병생긴다고, 애초에 내가 기분나쁘게 될 말투나 짜증들을 내지 말라고 했죠.. 이런남편두신분 있으신가요?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