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는 어릴 적 친구로 만났습니다.

몇 년동안 저를 짝사랑하던 남편은 대학생 때 고백을 했고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같은 모임 공식 커플이던 저희는 연애 9년차에 결혼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행복할 줄 알았죠.

신혼 초, 남편은 결혼 몇 개월 전부터  같은 모임 저도 아는 여자와 바람을 펴고 있었고 결혼 후에도 그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저한테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끝내려다가 울며불며 붙잡는 남편이 불쌍해 부부상담을 하며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자 했습니다.

그렇게 잘 지내는 듯 했고 결혼 4년차 아기를 가졌습니다. 가정적이었고, 저와 태아에게 헌신적으로 잘해주었습니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보였었죠.

아기가 태어나기 한 달 전, 우연히 남편 핸드폰을 보다 어떤 여자와 다정하게 오가는 카톡을 보게 되었죠. 닉네임  '한나님아'.

가슴이 철렁했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딱 한번 가 본 3차에서 알게 된 노래방도우미였다며 또다시 울며불며 붙잡더군요.

아기만 아니면 정말 이혼하고 싶었습니다. 저희 친정식구들 모두 아기만 아니면.. 이라고 했었죠.

이혼 위기 속에서도 아기를 위해 다시 살아보자 다짐했죠. 아기를 낳고 100일이 지나 신랑이 둘 만의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여행 전날, 남편이 '한나'라는 사람한테 여행 잘 다녀오라고 음악선물을 해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회사에서 그닥 친하지 않은 동료라고 하더군요. 친하지도 않다는 그 동료에게 여행 잘 다녀오라고 음악선물을 하고, 저와는 하지도 않는 인스타를 그 사람 인스타에는 남편의 좋아요와 댓글이 난무하더군요.

어제는 그 여자 인스타를 통해 그 직장동료의 집이 저희집과 같은 동네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알게 되어 따졌을 땐 같은 동네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었기 때문에 마음을 굳게 먹고 왜 거짓말 했냐고 차분히 물어보았죠.

남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대답할 가치도 없다며 왜 자기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냐고 하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함께 할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젠 저를 위해서 이혼하려고 합니다. 아기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런 남자와 결혼생활은 아닌 것 같죠. 아기는 어떻게든 제가 키울겁니다. 예전 외도 자료나 회사 동료와 바람은 아니지만 배우자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상담도 받고 법적인 조언도 구하며 준비하려구요.

막장드라마보다도 더 심각했던 제 결혼생활에 대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덧. 응원댓글은 감사히, 그러나 도가 넘는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