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싸우게되는 커플, 문제는?
저희는 이제 2년쯤 만난 커플이에요. 그런데 요새 자꾸만 사소한것들로 싸움과 짜증이 반복되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한달전쯤 남자친구랑 벚꽃보러 가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제가 그걸 까먹고 친구랑 해외여행 일정을 잡게됐어요. 호텔하고 비행기를 다 예약했고 환불이 불가한 상황이라 남자친구에게 말을 했더니 약속을 왜 어기냐며 억지를 부리면서 가지말라는거예요. 제가 미안해서 계속 사과하고 숙이고 들어갔지만 남자친구는 그런 저의 태도에 대해 비꼬고 무시하는 말투로 이야길했고요.
제가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자친구에게 너무 사소한것들로 짜증을 내고 싸우는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남자친구는 너도 짜증내고 화낼때 많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저도 그런적 있긴하네요... 서로 짜증을 내고 화를냈었으니 그냥 덮고 넘어가야할까요...?
- K양
짧은 사연속에 연애를 하며 트러블이 생기는 거의 모든 원인들이 담겨 있어서 어디서부터 조언을 해줘야할지 조금 난감하긴 하나 중요한 부분 몇가지를 짚어가며 풀어내보도록 하자.
일단 상대와 트러블이 생겼을때 가장 먼저 해야하는건, 상대와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분위기에 집중하는거다. 상대가 기분이 상한것에 대해 비난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에 대해 반박을 하든 해명을 해봐야 트러블은 해결이 되긴 커녕 그 반박과 해명이 상대의 감정을 건들이며 더 큰 트러블을 일으킬 뿐이다.
상대가 어떤 말들로 나를 비난하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의 대화 분위기에 집중하자. 그러면 "아니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환불이 안되는데 어떻게 취소를해! 왜 자꾸 억지를 부리지!?"라며 상대의 모순에 집중하며 상대에게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히 "아... 지금 많이 속상해서 화가 났구나?"라며 상대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며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상대가 감정적으로 행동할때 많은 사람들이 K양처럼 억지로 숙이고 들어가며 그 감정들을 풀어주려고 한다. 이런식의 태도는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공감없이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입장에서는 마음도 풀리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을 쏟아낼 뿐이다.
더욱이 트러블을 해결하고자 막연히 상대의 감정들을 받아주고 풀어주기만 하려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노력했음에도 나아지지 않는 모습에 쉽게 지치고 상대에대한 부정적 감정만 커질뿐이다.
상대가 논리에도 맞지 않는 말들을 하며 분노와 짜증을 내는건, 가슴속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토해내는것과 같다. 상대가 구토를 하는데 내가 맞은편에 서서 두손으로 토사물을 받아준다고 상대의 구토가 멈추는건 아니다.
상대가 구토를 할때 우리가 해야할 일은 옆에서 상대의 등을 두드려주며 속에 있는 것들을 충분히 게워낼때까지 기다려주고 상대가 속에 있는 것들을 다 게워냈을때 이온음료를 건내주는 것이다.
그러니 다음에 또 남자친구와 싸울일이 있으면 상대가 부정적 감정을 토해낼때 그것을 받아주거나 억지로 토하지 못하게 할게 아니라 "아... 속이 불편한가보구나..."라고 생각하며 상대의 눈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가만히 들어줘라. 그리고 상대가 충분히 불편한 마음을 토하고 나서 조금 진정되면 그때 차분히 "자기가 많이 서운했구나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내 얘기도 들어봐줄 수 있을까?"라며 당신의 입장과 감정에 대해 차분히 이야길 하면 된다.
물론 상대가 당장에는 차분한 모습을 비꼬고 비난할 수 도 있겠지만 그 또한 불편한 감정을 토해내는 것일 뿐이니 그것을 받아주고 반응할 필요없다. 차분히 들어주고 "혹시 지금 대화하기 불편하면 조금 있다가 내가 전화할까?"라며 한발 물러나주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