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한때, 그랬다. 유학 뒤 귀국하고 나서, 팀장으로 입사해서 정말 죽어라 일했다. 게다가, 블로그에 글도 써야 하고, 연애 칼럼도 잡지에 연재 중인 터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했으니 말이다. 당연히, 남자친구는 좋아했었지만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늘 말하지만, 연애한다고 연애가 전부가 아니다.)

필자가 불과 2달 전 만났던 한 남자. 필자가 바쁘다고, 너무 피곤하다고. 수십 번 얘기했거늘. 그 남자분은 토요일 아침, 늦은 밤에 끝나는 완벽한 데이트를 준비한 것이다. 그런 데이트보단 나의 컨디션을 걱정하는 마음을 보여주셨다면, 연애로 발전했을지도 모르겠다.

연락 문제는 특히 직장인 남자친구와 대학생 여자친구 사이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알까? 항상 자신의 만족시킬 수 없는 연락빈도로 남자친구에게 닦달만 하고, 상대방은 입장은 정말 생각해보았을까? 물론 서운한 마음을 전해, 조율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치 상대방이 무슨 대단한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잔소리하고, 새드엔딩 영화의 여주인공에 빙의돼서 서운함을 털어놓는 것은 위험하다. 

남자친구랑 잘 조율하고, 맞춰가기 위한 것이지 싸우려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말하지 않아도, 대게 남자들은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하나 어쩔 것인가. 남자친구가 회사 안 다니고 백수면, 당신은 그 남자를 절대 만나지 않을 것이 아닌가?

바쁘면 바쁜 거다. 필자에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바쁜 것을 알고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작게나마 응원해주는 애인은 점심 먹고 나서, 간단하게 카카오톡이라도 보내고 싶지만, 매일 닦달하며 서운해하는 애인에겐 별로 연락하고 싶지 않다.

여자들이 흔히 하는 말. '화장실 갈 시간은 있잖아요, 밥 먹을 시간은 있잖아요. 그럴 때 잠깐이나마 연락해주는 게 힘든 일이에요?' 솔직히,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정말, 황당한 말이다. 밥 먹는 시간은 밥 먹는 시간이고, 화장실 가는 시간은 화장실 가는 시간이다. 누구한테 연락할 시간은 아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되면, 분명 문제가 있지만, 남자친구가 퇴근 후에, 퇴근 신고를 꼬박꼬박 해준다면 더 이상 닦달하지 말자. 과거에는 필자도 '남자가 연락이 없으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말을 맹신했었으나, 지금은 그 상황이 돼보니, 이해가 가더라. 그리고, 바쁠 때는 누구나 연락에 신경 쓰기 힘들다. 한편으로는 그런 말에 혹해서, 가슴 앓이 하는 여자들이 없길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바쁘면 바쁜 거다. 힘들면 힘든 거다. 거기에 무슨 성의니, 애정이니 영화 속 같은 얘기 그만하고, 갖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말란 얘기다. 왜 대부분의 여자들이 바쁘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화장실 갈 시간은 없냐는 둥, 되지도 않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동화 속 공주님들은 집안일을 척척해주는 하녀가 있고, 일을 하지 않아도 대재벌이라 아무 걱정 없이, 오로지 '사랑'만 하면서 살 수 있었지만, 우리는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자.

물론 남자친구 연락 문제에 있어서,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이유가 있기에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고는 말 못하겠다. 자세한 부분은 연애상담을 주시면, 상담이 가능하겠다. 아무튼, 닦달 좀 그만하자! 일부 여자들은 보면, 무엇이든, 남자친구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만, 정작 정말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쩌겠나. '사랑'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달콤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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