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부모가 되면 주위에 아픈 아이들만 봐도 가슴이 미어집니다..그쵸??
개를 가족처럼 키우다 보면 주위에 버려진 개들만 보면 마음이 찢어집니다....
가끔 개를 사람에게 비유한다고 고깝게 쏘아데는 사람도 있지만
이 것은 개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감정의 문제입니다.
암튼..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외출했다가 길을 잃고 떠도는 개들을 보면 하루가 무겁습니다.
아이를 좋아한다고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게 쉽지 않은 것처럼
개를 좋아한다고 버려진 개들을 데려다 키우는 것도 쉽지 않기때문입니다.

보름 전에 국립극장에 연극 보러 갔다가 길을 잃고 떠도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우리집 큰녀석이랑 같은 종인 슈나우져인데 얼마나 말랐는지 뼈와 가죽 뿐이더군요.
다행스럽게도 캡슐형 목걸이를 하고 있어서 주인의 연락처를 찾을 수 있었지요..
전화를 받은 상대방에게 개를 잃어버리지 않았냐 물었더니 깜짝 놀라면서 당황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녀석은 지금 우리집에 있습니다.
몇번의 통화를 한 내용을 종합해 보자면....
전 주인이였던 남자는 자신이 키우려고 삼년 전에 이 녀석을 데려 왔고
어릴 때 중성화 수술도 시켰을만큼 꽤 아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마눌님이 아기를 낳아서 키울 수가 없어서 사무실에 데려다 놨는데
거기서도 키우기가 힘들어 아버지께 드렸고 그 아버지가 어찌어찌 잃어버렸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그 남자와 그 아버지에 의해 버려진 것이라 봐야겠지요.
육체적으로 학대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방치 상태로 있었던 듯...꽤나 오래 굶었지 싶습니다.
자신은 버린 것이 아니라고 자꾸 말하지만 다시 거둬 갈 마음도 없고
데려 가도 키울 사람이 없다고 되뇌여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 녀석은 버림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집엔 벌써 세 녀석이나 진을 치고 있어서 내게도 거둘 여유는 없지만
너무 마른데다가 겨울 추위에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 녀석을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어서
일단 데려 오기는 했습니다....ㅡ,.ㅡ;;;;;

결혼을 할거라 생각하지 않았던가요?? 결혼을 했으면 아이를 낳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던가요??
심장이 뛰고 피가 돌고 따뜻한 온기를 가진 존재입니다.
어린 아이만큼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고통도 슬픔도 기쁨도 사랑도 아는 녀석입니다.
처음부터 키우지를 말았어야지요..이런 녀석을 굶기고...버리고...
그리고 지금 옆에 있는 존재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사랑한다 말하십니까??
그 아이에게 이 다음에 생명의 소중함을..생명의 고귀함을 가르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