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1일째.

오늘 정말이지 세상이 하얗게 보일정도로 눈이 엄청 많이 내렸죠~

우와~~ 서울에 이렇게 눈이 소복히 쌓일정도로 눈이 내린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매년 좀 눈이 내릴라치면 오고가는 차들로인해 질퍽해진 도로들로

온통 차도며 인도며 질척한 눈길을 걷는게 싫었었는데..

오늘은 주말인데다 차도 많이 다니지않아서인지

아침부터 눈이 내리는대로 쌓이기시작하더라구요..

온통 세상이 이렇게 하얗게 변해가고 있는 사이

실컷 낮잠을 자고 일어난 건보에게 하얀 세상을 보여주었더랬죠~

하늘에서 내리는게 '눈'이라는 설명과 함께요..

하지만...

음...

창문너머로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지고 있는 '눈'이란게 무언지 알 수 없는 건보는

그저 창문을 여닫는 재미에만 빠졌을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듯 하더라구요..

그래서 건보를 나름 중무장을 시켜서 건보아빠랑 눈맞으러 집밖으로 나가보았답니다~~ ^^

아~~ 온통 세상이 하얗습니다~~

눈발이 세지않으면서도 꾸준히 내리고 있던터라

오고가는 사람들 저마다 우산을 펼쳐들고 길을 조심스레 걸어가고

또 한편에선 동네 꼬마들이 차에 소복히 내려앉은 눈을 뭉쳐서

서로 눈싸움을 하느라 정신없네요~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 ^^

엄마가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가는 사이

아빠랑 먼저 나가서 눈을 맞은 건보는 벌써 코가 빨개져있네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그대로 서있는대도

우리집 두 남자.. 그대로 멋진 그림이 됩니다.. ㅎㅎ

하늘에서 내리는게 눈이라는걸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얼음이 되어버린 건보.

일단 차가워진 건보의 볼을 아빠 볼과 부비부비를 해서 잠시 녹인 후 걸어보았답니다~

추워서그런지 좀처럼 아빠품에서 벗어날려고 하지않는 건보를

눈길도 걸어보자며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았어요~

눈길이 생각보다 많이 '뽀드득'거리지는 않았지만

건보도 눈길 위를 걷는게 좋은가봐요~

제법 아빠손을 붙잡고 잘 걸어다니더라구요~

하얀 세상 눈길 위를 걸으며

건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요...? ^^

뒤늦게 엄마가 챙겨온 마스크까지하고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고있는 건보입니다~

"추우니깐 이제 그만 들어가자, 건보야~~~~"

건보는 싫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날은 추워도.. 코끝은 빨개져도.. 손끝은 얼음장이 되어도..

아직까진 너무 어려 눈길 위에서 뛰어놀진 못하더라도

눈에 대한 차갑고 부드러운 느낌만은 좋은가봅니다..

행여나 감기걸릴까봐 억지로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려하자

두 눈에 눈물이 핑~ 돌정도로 발버둥을 치면서 안들어가겠다고 버팅기길래..

하는 수 없이 다시 집앞 눈길 위에 내려주었어요~

혼자선 한발자국도 떼지않고 또다시 그자리에 눈사람이 되어버린 건보.. ㅋㅋ

아빠의 장난기가 발동하여

눈싸움을 하자며 아빠가 작은 눈뭉치를 만들어 건보에게 던져보지만

건보는 묵묵히 그 눈덩이를 맞고만 있을뿐... ^^;;;

그렇게 한참을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서있다가

나름 겨울을 만끽하고선 집으로 들어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