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는 지나가다가 모금함이 보이면 적은돈이지만 동전몇개를 넣는 아이였답니다

어느순간..... 모금함에 넣는 돈이 아까워 쉽게 주머니에서 손을 못빼기 시작했는데 지금기억해보면 제가 용돈을 안받고 직접 용돈을 벌기 시작하면서였던거 같아요

어제... 아이와 함께 나왔다가 산본 중심상가에 있는 빨간 자선냄비가 눈에 보이더라구요

주말 내내 돼지 저금통과 씨름하던 아이가 생각나 동전 하나를 쥐어주고 자선냄비앞에 섰습니다

낯선이가 앞에 있어서 그런지 제 옆에 딱 달라붙어 얼음이 된채로 눈만 꿈벅꿈벅 거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먼저 제 동전하나를 빨간 자선냄비에 넣었답니다

"경원아.. 집에서 돼지저금통에 동전 넣었던거 기억하지?

그거랑 같은거야.. 엄마가 한대로 요 구멍에 쏙 넣으면 돼~"

제 말을 잘 알아들었는지 제 손에 쥔 동전하나를 자선냄비에 넣더라구요

아이가..... 처음으로 한 기부입니다

제손으로 처음 한.... 기부요

500원짜리였지만... 아이의 마음만큼은 그 이상이였을껍니다

또다시 아이의 손에 동전하나를 쥐어줬더니 이번엔 혼자가서 빨간냄비에 넣고 오더라구요

기특한 녀석...

물론.. 아이는 자기가 방금 한 행동이 몬지 모를껍니다

하지만.. 이렇게 습관을 들이면... 봉사와 사랑이라는게 자연스럽게 아이의 마음에 스며들꺼라 생각합니다

전...

아쉽게도.. 아이가 자선냄비에 동전 집어넣는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제가..... 자선냄비보고 아이데리고 부리나케 뛰어가는 바람에 미쳐 사진기 꺼낼 틈도 없었더라구요

ㅎㅎ 다음에 자선냄비 보임..... 기념으로라도 아이랑 한장 찍고 인화해서 아이 앨범에 꽂아줘야겠어요

너.. 어릴적엔 이렇게 착한 일도 했었단다

그러니.. 항상 이사진보면서 착하게 살아야 해

요렇게 말해주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