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우리집 거실 베란다에는 장이 선다..

5일 마다 열리는 오일장도 아니고,

아침,점심,저녁으로 자리만 옮겨 다니며 장이선다..

파는 것도 다양하다..

연필, 블럭, 카드, 책, 수첩, 지갑, 리모컨, 인형, 딸랑이 등등

가격도 도대체 예측 불가능이다..

아침이 틀리고, 점심이 틀리고, 두번 물어보면 틀리고,

주원이랑 같이 가면 틀리다..

수틀리면 무조건 장식용이고,

기분 좋으면 공짜로도 막 나눠준다..

하도 돈을 요구해서 물건 사러 안간다고 얼음장 놓으면,

하이파이브로 계산을 대신한다...

무조건 물건 사러 가야 한다..

피곤해도 가야되고, 살거 없어도 가야 된다,돈이 없어도 가야된다.

수요와 공급이 철저히 무시되는 막무가내 시장이다..

요즘같은 최악의 불경기에 도저히 상상할 수없는

최악의 시장이다..

사장이 너무 너무 특히해서

소비자가 쉴 시간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구매를 요구한다..

거실 베란다 한켠에 지웅이가 만들어 놓은 시장..

블라인드로 바람막이도 만들고, 이것 저것 상품을

나열해 놓은 모습이 제법 시장 티가 난다..

지웅아 아빠 일만들지 말지...ㅜㅜ

시장의 최대 고객은 주원이..

주원이가 구매하는건 아니고, 옆에서

얼쩡거리다 주인 기분 좋을때 하나씩 챙긴다..

저 장난감은 원래 주원이껀데...^^

누가 누굴..!!

거참 아기 기준 모호하다..

만원짜리 '바쿠간'

전혀 사고 싶지 않았으나,

주원이가 하도 갖고 싶어해서..ㅜㅜ

오만원짜리 지폐를 요구한 자칭 카드 세트..

아니, 이녀석이 아직 계획중인,

발행되지도 않은 화폐 단위를 어떻게 알지..???

육만이십칠천원을 요구한 캐릭터 수첩..

일전에 내가 천원샵에서 천원주고 사다준건데..

요런 악덕 장사꾼이 있나..ㅜㅜ

유치원에 갈시간이 되어 시장은 겨우(?) 문을 닫았다.

이게 이렇게 재밌나.. 시장놀이가.. 어디서 배운거지..

나도 어렸을적 어렴풋이 한 기억이 난다..

지웅이 만할땐가.. 더 컷을땐가... 모르겠다..

진짜 돈으로 하려니 무한정이다.. 으!! 만원짜리 '바쿠간'..ㅜㅜ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하자..

그래!! 나도 그걸로 놀았다..

유치원에 갔다 오자 마자

장소만 옮겨 바로 만들어진 시장..

유치원에서 계속 시장 생각만 한 모양이다..

블럭으로 돈통까지 만들었다..^^

그것도 아주 튼튼하게..

물건을 얼마나 팔려고 표정이 왜이래..^^

아빠도 준비했다..^^

혹시나 해서 알아보니 가짜돈을 판다..

형형색색 진짜돈하고 똑같다..

마지막 사진의 수표는 아무리 설명해도 모른다..

끝까지 무지개돈..^^

지점장 이름도 참 유명한 사람이다..

유명한 은행임이 틀림없어보인다..^^

확실한 믿음이 간다..

역쉬.. 돈이 팽팽 도니 시장에 활기가 돈다..

주원이도 가짜돈 몇장 챙겨주니 시장에서 대우(?) 받는다..

딸랑이도 사고, 책도 사고, 물론 만원 가격에

오만원 주고 샀지만..

계속된 구매에 장난감 방 창고에서 다 끄집어낸다..

아!! 피곤하다.. 10분 간격으로 시장에 가야 하니

앉아서 조용히 생각할 시간도 없다..

오늘 저녁에도 더 거대한 시장이 만들어 지겠지..

우리집 베란다에 아침,점심,저녁으로 서는 시장은

지웅이의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도통 불황을 모르는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