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핀도 안 하겠다. 머리띠도 안 하겠다
아침부터 고집을 피우는 희수.
앞 머리가 계속 눈을 찌르니 본인도 정신없이 눈을 비벼대고..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오늘 드뎌 날을 잡기로 했다지요.
그 동안 희수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보물단지 ( 여태까지 껌이며, 사탕..캬라멜 등 슈퍼에서 사고나면 하나만 주고 몰래 숨겨놓았던 것들) 를 몽땅 보여주었어요. 물론 뚜껑은 닫은 상태로..
그리고, 컴퓨터를 켜고 희수는 손도 못대게 한 후 저 혼자 너무 재미있는 척 오버연기를 했어요.

이제 협상을 시작해볼까!!!

너 먹고 싶은 거 세 개 먹으면서, 컴퓨터 하게 해줄테니 머리 자르자!!

한 동안은 싫다고 하다가..
다시 고민하더니...
잠시 후 내게 와서

엄마. 머리 자를래요...ㅋㅋ

초코하임과 추파춥스 하나 그리고 껌 한통을 고른 후
컴퓨터 책상 앞에 앉히고
고민할 것도 없이 쓱싹쓱싹 ~ 참 많이도 잘려나간 희수의 머리카락들.

저도 우리 희수 스타일리쉬한 연예인 헤어스타일 만들어주고 싶지만,
만30개월 아이가 머리카락 잘려나가는 걸 참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판...
여기 저기 자르느라 정신없는데 희수가 혀를 끌끌 차더라구요...

어~ 왜그러지?
흐미~ 못살아!
막대사탕에 머리카락이 다 달라붙어있고, 희수 입 속에도 벌써 잔뜩 들어있고..
부랴부랴 애를 안고 욕실로 가서 머리감고 샤워시키고 입 속 헹구고.... 조금 먹다 만 사탕은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

(껌도 두 개 씹고 몰래 숨켜버리고, 초코하임도 두 개만 들어있었네요. ㅋㅋ )

샤워 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나름 스타일을 잡아보려 했는데...
베컴 머리 따라할려고 했는데 , 사무라이 냄새가.....
푸하하~
앞머리 추가로 조금 더 잘라주었어요.

희수는 다 자른 후 거울을 보고오더니
"엄마. 최고!" 하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여주었어요.
하나도 안 아펐다면서 다음부터도 엄마가 잘라달라더군요.

기특하고 예쁜 내 새끼~~~~

기분좋은 아침으로 시작해서 정신없이 오전을 뛰어놀더니
희수는 오후 2시가 넘어 마루에서 뒹굴다가 잠이 들어버렸어요.

한 다리 소파에 걸치고 자는 모습이 어찌나 기가 차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