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출근..

 

아이들이랑 밥먹고

커피 한잔하며 오전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데,

 

와이프 갑자기

사진을 찍으란다..

 

밑도 끝도 없이 큰애

유치원 제출용 증명 사진을 찍으란다..

 

아니!! 증명사진은

사진관에서 찍는거 아닌가??

 

최대한 가장의 권위가

묻어나는 근엄한 목소리로

"그런건 사진관 데려가서 찍어..."

 

이런, 왜 카메라가 내손에..ㅜㅜ

 

 

 

 

 

 

이런!! 얘가 왜이리 우울해 보여..

지웅아 최대한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찍어야지!!

 

 

 

 

 

 

웃어 보라는 말 한마디에..

 

강지웅 너무 어색해!!

눈을 크게 떠!!

넌 눈 큰게 제일 매력이야!!

 

어색을 넘어 느끼하기 까지..

여섯살다운 미소를 만들어봐..

 

 

 

 

 

 

최대한 눈 크게 떠보라는 말한마디에..

 

이런!! 입은 그대로 해야지..

신경하고 근육이 눈쪽을 향해 모였다..

 

왜 눈에만 집중 하는거야!!

입도 신경써..

 

지웅아!! 아빠는 왜 갑자기

'박명수' 아저씨가 생각이 날까??

 

 

 

 

 

 

눈 크게 뜨고 최대한

즐겁게 웃어보라는 말한마디에..

 

어이쿠!! 갈수록 조합이 왜 이래..

애 목은 어디갔어??

 

지웅아!! 브이자는 놀러가서 사진찍을때...!!

 

 

 

 

 

 

목좀 내밀어 보라는 소리에..

 

이런!! 목 내미는게 얼굴만

돌리는게 아니잖아!!

 

목을 위로 편안히 내밀어야지.

앞으로 말고!!!

 

 

 

 

 

 

입은 미소만 짓고, 눈 크게 뜨고

장난치지 말자는 말한마디에..

 

결국 너가 엄마를 포기하게 하는구나..^^

 

 

 

 

 

 

한번만, 마지막으로...

사탕줄께.....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간

제 엄마의 애원에...

 

어이구, 제일 지웅이스러운 사진이다..

결국 이 사진으로 낙점..

 

자세히 보면 눈도 크게 떳고,

입도 즐겁게 웃고있고,

목도 보이고,

시선 처리도 적당하다..

 

아놔!! 하나 하나는 아무리 봐도 괜찮은데..

조합이 왜 이런거야..

 

거참 희안하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사진 찍을때 개구장이는 더 이상

볼수 없겠지..

 

자세도 잡을거고, 시선 멋있게,

옅은 미소에, 최대한 겉멋든 표정을 만들어 내겠지..

 

하긴 다 큰애한테

억지로 이런 표정 지으라하면

것도 우스운 일이다..

 

오전이 힘들긴 했지만,

다시 고쳐 생각하니

지금 아니면 불가능한 소란..

 

그래도, 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우리 가족에게 평범한 사진찍기란

 

너무 너무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