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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류근
100 뚜르 2021.01.10 14:00:52
조회 229 댓글 2 신고

 

첫사랑 / 류근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 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개 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 날 밤 가득 내 눈썹 한 끝에

어린 꽃나무를 데려다 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출처 :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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