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현실적인 고민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답
행복에 대하여 - 행복은 궁극적으로 자족적인 것이다
명예, 쾌락, 지성 등의 덕목을 선택할 때 우리는 그것들이 특별한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더라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 자체를 원하기 때문에 선택하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미덕은 자족(自足)이다. 행복은 궁극적으로 자족적인 것이고, 그것은 우리가 행하는 모든 행동의 목적이다. <윤리학>
영혼과 중용에 대하여 – 미덕은 중간을 목표로 삼는다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두고 더 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다고 말한다. 과도함과 부족함은 작품이 좋은 점을 망치지만 중용(中庸)은 그것을 보존한다. 훌륭한 예술가는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다. 자연과 예술이 그러하듯 미덕도 중간을 목표로 삼는다.
여기서 미덕이란 윤리적 미덕을 말한다. 감정과 행위와 관련된 것은 모두 도덕적 미덕이다. 행위 속에는 과도함과 부족함, 그리고 중간이 있기 마련이다. 예컨대 공포, 자신감, 욕망, 분노, 연민 등 일반적으로 즐거워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일은 너무 많게도 너무 적게도 경험할 수 있는데 어느 쪽도 좋은 것은 아니다.
마땅한 때, 마땅한 일에, 마땅한 사람들에게, 마땅한 목적을 위해, 마땅한 방식으로 이런 것을 느끼는 것은 중용인 동시에 최선이며, 이것이 미덕의 특징이다. 감정과 행위에 있어서 과도함과 부족함은 일종의 실패이고, 중간은 칭찬받을 만한 일종의 성공이다. 칭찬받고 성공하는 것은 모두 미덕의 특징이다. 그래서 미덕은 중간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중용이다. <윤리학>
친구에 대하여 – 친구는 필요하고도 고귀한 것
친구들은 젊었을 때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주고, 나이가 들어서는 여러 가지 신변의 일을 보살펴준다. 힘이 약해서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함으로써 도와주고, 한창 일할 전성기에는 고귀한 일을 하도록 격려해준다. 둘이 함께 가면 생각에서나 행위에 있어서 슬기로워지고 더 강해진다. 그러므로 친구 사이의 진정한 우정은 필요한 것일 뿐 아니라 고귀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친구를 사랑하는 사람을 칭찬하고, 친구가 많은 것을 훌륭한 일로 여긴다. 나아가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친구를 떠올린다.
사랑과 쾌락과 아름다움에 대하여 – 쾌락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이 아니다
쾌락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열정을 쏟을 곳은 많다. 예를 들어 무엇을 본다는 것, 기억을 한다는 것, 기억하는 것, 미덕을 갖는 것 같은 일이 그렇다. 이런 일들은 설사 쾌락이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변하는 것은 없다. 거기서 쾌락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것들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므로 쾌락이 곧 선인 것도 아니고, 또 쾌락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리고 어떤 쾌락은 다른 쾌락과 종류가 다르거나 그 유래가 다르므로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제 분명해졌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 진실에 대한 연구
진실에 대한 연구는 어떤 면에서는 어렵고, 어떤 측면에서는 쉽다. 이에 대한 증거는 누구도 진리에 쉽사리 다가설 수는 없지만, 반면 완전히 실패하는 사람도 없다는 점이다. 모든 사물의 본질에 대해 진실된 말을 하고, 개별적인 진리에 다다르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양의 연구 결과에 따라 어떤 사실들이 축적되어 삶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형이상학>
정치란 무엇인가? - ‘최고선’을 다루는 학문이 ‘정치학’이다
선(善)은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뛰어난 활동이고 모든 일의 목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최고선’을 다루는 학문이 ‘정치학’이다. 또 각각의 시민들이 어떤 종류의 학문을 어느 정도 배워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것이 ‘정치’다. 예컨대 정치는 군사학, 경제학, 수사학같이 우리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는 등 여타 모든 학문의 목적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힘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정치학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을 위한 선이어야만 한다. ‘선’을 추구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시민 사회와 국가에 있어서는 더욱 귀중한 것이다. 우리 탐구는 이런 것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일종의 정치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행동에 대하여 – 용감한 행동을 해야만 용감해진다
우리는 자주 보고 자주 들음으로써 시각이나 청각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자연이 선천적으로 우리에게 부여한 능력이다. 그러나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의 경우에는, 우리가 먼저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그것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집을 지어 보아야 건축가가 되고, 하프를 타 보아야 하프 연주가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정의로운 행동을 해 보아야 정의로워지고, 절제 있는 행동을 해 보아야 절제 있어지고, 용감한 행동을 해야만 용감해진다. <정치학>
일과 삶에 대하여 –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세상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다. <윤리학>
일과 삶에 대하여 – 최선의 것
부는 우리가 추구하는 최선의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유용할 뿐이고 다른 것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윤리학>
젊은이와 교육에 대하여 – 참된 교육이 필요한 이유
어떤 사람이 그 행위를 함에 있어서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육체적 쾌락을 멀리하고 그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절제 있는 사람이다. 반면 육체적 쾌락을 멀리했을 때 괴로워하는 사람은 수양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위험한 일에 맞서기를 즐기거나 적어도 그 일이 괴롭지 않은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다. 반면 그러한 일이 싫어서 피하거나 고통스러운 사람은 겁쟁이이거나 비겁한 사람이다.
도덕적 미덕은 쾌락이나 고통에 관계된다. 우리는 쾌락 때문에 나쁜 일을 하고, 고통 때문에 고귀한 일을 피한다. 그래서 플라톤의 가르침대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마땅히 기쁨을 느껴야 할 것에 기쁨을 느끼고, 마땅히 괴로워해야 할 것에 괴로워할 줄 알도록, 어떤 방법으로든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교육이다. <정치학>
시와 예술에 대하여 – 이성적인 말을 사용하는 것이 팔다리를 사용하는 것보다
사람은 팔다리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무능함은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말과 이성으로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말과 이를 사용하는 것이 팔다리를 사용하는 것보다 인간을 더 뚜렷하게 만든다. <수사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