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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발칙하게] 나를 버티게 하는 것들
9  enterskorea 2021.01.19 1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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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기준?


 

보통만 가도 잘하는 거다.”

보통만 해도 밥은 먹고는 산다.”

잘하지도 덜하지도 말고 보통만 해라.”

 

보통만 해. 학창 시절 유독 많이 들었던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통만 하라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보통만 했다. 딱 보통만. 시험을 봐도 보통만 했고, 연애도 딱 남들 하는 보통만 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역시 죽어라 하지 않고 보통만 했다. 내 삶은 보통 여느 또래 아이들처럼 흘러갔다. 그런데 어느 날 친척 어른이 내 면전에 대고 말했다.

 

보통만 하라니까 왜 보통도 못 해?”

 

나는 황당했다. 분명 모든 일을 보통으로 했다. 보통으로 하라고 해서 보통으로 했더니 보통이 안된다니. 이 무슨 일이지? 그래서 물었다.

 

도대체 보통의 기준이 뭐예요?” 그랬더니 이런 말이 되돌아왔다.

 

보통! 보통 몰라! 남들 하는 만큼 보통만 하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수치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일들에 있어서 나는 내 나름대로 중간에 있다고 자부했다. 성적도 이 정도면 보통이라고 생각했고 돈을 쓰는 씀씀이도 이 나이대에 이 정도면 보통 수준에 맞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또 생각하는 것 역시 딱 보통 아이들에 맞게 생각했거늘, 왜 보통이 아니라는 걸까?



 

얼마 전 후배와 큐시트(방송 프로그램 순서표)를 놓고 실랑이를 했다. 10분이면 정리할 수 있는 작업을 하루 종일, 진짜 출근해서 퇴근하기 직전까지 붙잡고 있는 게 아닌가. 결국 기다리다 기다리다 화가 난 나머지, 높은 목소리 톤으로 한마디 했다.

 

아니 이게 어려워? 제발 우리 보통만 하자.”

 

아뿔싸. 그렇게 듣기 싫었던 꾹꾹 눌러놨던 보통이라는 단어를 내 입으로 발설하다니.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다음 날 후배를 불러내 어제의 단어 선정에 대해 사과했다. 살면서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게 보통만이었는데, 그 보통을 너에게 강요했다고.

 

나는 어른이 됐고 나름 판단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 그런데 아직도 보통에 대해서는 가늠이 되지 않는다. 도대체 어른들이 생각하는 보통은 무엇이고 보통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인생에서 보통을 알아내는 건 참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다.




잠 못 드는 밤

 

나의 꿈은 뭐였던가.’

졸업하면 뭘 해서 먹고살지.’

 

방송작가가 되기 전에는 늘 밥 벌어 먹고살 걱정에 휩싸였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 걱정에 시달렸고 학점을 잘 받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 시간을 보냈다. 당시 나는 1평이 채 되지 않는 고시원에서 지냈는데 매일 밤 오지 않는 잠과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그런데 방송작가가 된 뒤에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날들이 이어졌다. 방송사들은 끊임없이 매력적인 타이틀부터 통통 튀는 20대 젊은 감성의 아이디어를 요구했다. 이게 말이 쉽지 이보다 어려운 작업은 없다. 하지만 우린 창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작가다. 주어진 시간 안에 반드시 대본을 써내야 한다. 시간은 촉박하고, 생각은 안 나고 차라리 푹 자고 내일 쓸까 싶지만 불안한 마음에 잠은 오지 않는다.

 

녹화 전날도 마찬가지다. 이래저래 준비하다 보면 자정이 넘어야 집에 들어가지만 들어가서도 마음 편하게 잠들지 못한다. 불안 병이 또 찾아왔기 때문이다. 몸은 집에 있지만, 마음은 녹화장에 있다. 걱정되는 마음에 머릿속으로는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시뮬레이션 해 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첫 지하철이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는 침대에 눕기만 하면 오만가지 생각에 휩싸였다.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옅은 지하철 소리는 잠 못 드는 나의 심장을 더 요동치게 만들었다. 원인이 뭘까 생각해보면 그저 너무 외로웠고 힘들었다. 늘 고민의 연속이었고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으며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았다. 흔들리는 나와 마주할 때면 ‘20대는 내 생에 나도 처음 겪는 일이니까라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그렇게 잠 못드는 밤이 수년째 이어졌다. 그런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냈고, 그 밤들은 날 옭아매는 괴로움이 됐다. 하지만 30대를 넘기면서 잠 못 드는 밤의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나는 조금 더 안정됐고 조금 덜 불안한 삶을 살게 됐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아팠던 지난 시간이 있다.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굳건하게 일으킨 것이다. 그 시간이 바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러므로 지금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는 20대들에게 말하고 싶다. 비록 아플지라도 잘 살아내고 있는 거라고.





감정을 쏟아부은 날


 

방송일을 시작하기 전 나는 눈물이 없었다. 물론 방송일을 시작하고도 쉽사리 울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대본을 털고 노트북을 딱 끄는 순간 갑자기 공허한 게 이제부터는 뭘 해야 하지싶더니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는 게 아닌가. 마땅한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동생과 이야기를 하던 중 그 실마리를 찾았다.

 

다 쏟아부었네, 부었어. 원래 사람이 감정이든 기운이든 다 쏟아내면 눈물이 난다잖아.”

 

그랬다. 사실 나는 늘 괜찮다.”, “아무렇지 않다.”는 말로 주문을 걸면서 내가 맡은 방송을 한 회, 한 회 막아냈던 거다. 아무리 힘들어도 늘 하던 거니까 늘 해왔던 거니까라고 나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난 이 순간, 이 일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었던 거다. 감정도 노력도 내 모든 기운도.

 

그 뒤로 조금 덜 힘을 쏟기로 했다. 압박감을 조금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대본이라는 게 늘 어렵다. 확인 또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니 당연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야 하니까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그렇게 심적인 강박관념을 조금 버리니 마음의 부담도 심리적 압박도 줄어들었다. 이후 큰 변화가 생겼다. 눈물이 사라졌다는 거다. 노트북을 닫아도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우리는 울고 싶은 찰나도 속이 상하는 순간도 잊은 채 바쁘게 치열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조금만 느슨하게 나의 마음을, 나의 감정을 돌아보면 어떨까. 그래야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흐르진 않을 테니.





과일은 제철이 아닐 때 맛있는 법


 

제철 과일 : 알맞은 시절에 나는 과일

 

장을 보러 가면 색색의 과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언제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먹음직스러운 과일들. 그런데 나는 절대 제철 과일은 먹지 않는다. 남들은 제철 과일은 꼭 그 철에 먹어야 맛있다는데 나는 제철에 먹는 과일보다 제철이 아닐 때 먹는 게 더 맛도 좋고 만족감이 든다. 그렇다, 나에겐 맛보다는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 남들이 먹지 않을 때, 비쌀 때 먹는 과일. 그래야만 괜히 과일을 먹는 의미가 생기는 것 같고 더 귀한 과일을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누군가는 나의 이런 말에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만의 힐링 방법이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1. 스트레스를 받거나 쇼핑하고 싶을 땐 마트에 간다.

2. 가장 비싼 과일을 손에 든다. 물론 양은 적어야 한다.

3. 망설이지만 결국 결제한다.

 

남들이 손대지 않는 걸 살 때 드는 묘한 기분이랄까. 그래서 나는 겨울에는 수박을 사고 여름에는 딸기를 사 먹는다. 근데 그거 아나? 아무리 제철이라도 비쌀 때 사 먹는 게 훨씬 더 맛있다는 거? 이래서 사람들이 죽어라 돈을 버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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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발칙하게 <원진주> 저

미래와사람(윌비스), 2021년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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