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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우리도 나눔을 할 수 있어요
9  enterskorea 2021.01.18 16:40:55
조회 44 댓글 0 신고

나눔은 선함과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다

 

아이들은 믿는 대로 자란다.’

 

매년 성격도 재능도 다른 아이들을 겪으면서 확신을 갖게 된 말이다.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

 

아이들의 능력에 한계를 긋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불안한 마음에 따라다니면서 간섭한 적도 있다. 자기 힘으로 이뤄가는 과정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은 법인데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지 않으면 아이들을 닦달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은 아이들이 불쑥불쑥 보여주는 놀라운 모습을 통해 서서히 부서졌다. 아이들의 불타오르는 열정에 힘입어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책을 깊이 읽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었지만 논어읽기 프로젝트에 도전했고, 영어를 잘 못했지만 영어 대본을 달달 외워 남이섬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세계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체육 수업, 친구와의 1:1 수업, 학년 행사, 온종일 책 읽기 행사를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아이들은 놀랍게 변해갔다.



 

갈고닦을 기회를 주면 인성도 재능처럼 자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하지만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다. 선함을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함으로 치부해버리고, 아낌없이 나눠주는 사람을 자기 것도 제대로 못 챙기는 어리석은 사람 취급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성 좋은 아이보다 성적 좋은 아이들이 더 대접받는다. 아이들을 버릇없고 이기적이라고 몰아세우기 전에 인성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

 

나눔과 봉사는 아이 안에 내재해 있는 선함을 인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돕다 보면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고 좀 더 넓은 포용력을 갖게 된다.

 

나눔은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이기도 하다. 나눔에 삶의 가치를 둔 인성 교육은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다. 최효찬의 현대 명문가의 자녀교육에서는 봉사와 헌신에 삶의 가치를 둔 인성 교육이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명문가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모습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나의 시선이 세상을 향하고 내가 지닌 역량을 세상을 위해 쓰는 기쁨을 맛본 아이들은 자신뿐 아니라 세상을 끊임없이 바꿔나갈 것이다.




쩨다카로 이타적인 마음, 배려심을 갖게 되는 아이들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쩨다카를 통해 나눔을 철저히 교육시킨다. 때문에 아이들은 나눔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쩨다카는 히브리어로 해야 할 당연한 행위, 정의, 의로움이라는 뜻으로 자선으로 해석되며,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가치 있는 일에 돈을 기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유대인은 수입의 10분의 1 이상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내는 것은 고대부터 의무사항으로 지켜왔다. 유대 가정에서는 쩨다카 자선함을 여러 개 두고 매일 아침 동전을 넣도록 훈련시킨다. 아기라도 예외는 없다. 부모님이 아기의 손에 동전을 쥐여주고 자선함에 함께 넣는다. 그렇게 모인 돈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태도를 익히면서 이타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도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중요한 일에 밀려 나눔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때도 있었다. 나눔을 우선순위에 두고 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나눔의 기쁨을 어른보다 훨씬 크게 느끼며 그러한 희열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된다. 어릴 때부터 나눔을 훈련하다 보면 어려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나눔을 삶의 일부로 여기며 따뜻한 마음을 가꿔온 아이는 평생 남을 돕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나눔은 습관이다

 

여름 방학 동안의 오랜 정적을 깨고 학교가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개학 첫날이라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앞에 나와 머뭇거리며 돌아가는 아이들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어색해서 저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늘은 쩨다카 안 해요?”

 

아차 싶었다. 정신이 없어 쩨다카 자선함을 꺼내놓은 것을 깜빡했던 것이다.

 

뭔가 허전해요. 할 일을 안 한 것 같아서 자꾸 앞에 나오게 돼요.”

 

한 학기 내내 매일 동전 넣던 것을 몸과 마음이 기억하고 있었다니.

 

얘들아! 쩨다카 하러 오렴.”

 

재빠르게 자선함을 꺼내며 외쳤더니 순식간에 몰려와 자선함에 동전을 넣기 시작했다. 습관의 놀라운 힘에 전율했던 순간이다.

 

아직 절제력과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좋은 습관을 갖게 하려면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마치 우물에서 물이 콸콸 나올 때까지 마중물을 부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알아서하기까지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습관 기르기는 장거리 마라톤이다. 잔소리와 간섭보다 지치지 않고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제대로 된 전략이 필요하다.



 

나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교실에서 쩨다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첫째, 매일 동전을 쩨다카 자선함에 넣는다.

나눔 활동이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일상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겨우 들인 습관이 금방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지속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체험학습 날, 체육대회 날, 방학실 날도 예외 없이 쩨다카를 했다.

 

둘째, 후원활동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에 후원하는 금액의 상한선을 정한다.

큰 액수를 모으는 것이 아닌 매일 참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아이들과 의논하여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금액을 정했다. 더 돕고 싶은 친구들은 가정에서 후원금을 따로 모으도록 했다.

 

셋째, 모금 기간을 2~3주 단위로 쪼갠다.

모금 기간이 길면 흥미와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치게 된다. 많은 돈을 후원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면 2~3주마다 새로운 후원을 진행하면서 쩨다카에 대한 관심을 오래도록 지속시킬 수 있다.

 

반복의 힘은 세다. 미국 자기계발 전문가 제임스 클리어가 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이 정체성의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주장한다. 자주 반복하는 행동이 습관이 되고 삶의 경험 하나하나가 쌓여 자아상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하루라도 동전을 넣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낄 정도로 쩨다카의 열성 팬이 되었고,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지 끊임없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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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최원일> 저

레몬북스, 2020년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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