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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어락 후기, 2018년형 도시 괴담의 출현
8  무비데이 2018.12.11 01:01:32
조회 550 댓글 0 신고
   생활상의 변화에 따라 도시 괴담의 형태도 진화하는 모양입니다. 아직 재래식 화장실과 수세식 화장실의 과도기였던 그때는 화장실에서 빨간 휴지와 파란 휴지를 가지고 사람을 놀리는 귀신이 살았고, 어린이 유괴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던 때에는 딸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기인했다는 동전 속 김민지 찾기 놀이가 유행했던 적도 있죠. 최근에는 도시 괴담에도 디지털 기법이 도입되기도 합니다. 차량 내비게이션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는 자꾸만 절벽으로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에 사실 운전자를 죽이려던 악한 영혼이 깃들었다는 흉흉한 괴담에 간담이 서늘했던 기억도 납니다.

   2018년 새롭게 등장한 도시 괴담은 바로 일상 속에서 흔하게 접하는 도어락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요.  안전을 지켜줄 거라 믿었던 도어락이 사실을 범죄에 무력하다면? 우리 집에 내가 모르는 사람이 산다면?영화 도어락은 도어락을 시작으로 범죄에 노출되고도 제대로 법과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다시 위험에 내몰리고 마는 피해자의 문제를 언급하는데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회사 일을 마치고 퇴근한 경민이 자신이 사는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덩달아 오늘 집으로 돌아가기가 두려워집니다.



긴장감 넘치는 범인 찾기 ; 모두를 의심하라



 

  

 

   영화의 분위기는 범인의 정체가 밝혀진 전후로 나뉩니다. 도어락을 열고 자신의 집에 몰래 침입한 범인이 바로 가까이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직감한 순간부터 경민의 모든 주변 인물들을 의심하기에 이르죠. (손 the guest의 최 신부님은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 또 다시 의심하고;;) 경찰은 술 취한 이웃이 취중에 집을 잘못 찾았거나 애인이 벌였을지 모르는 일에 경민이 예민해하는 것뿐이라고 경민의 신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동안 점차 범인은 경민의 목을 죄어옵니다. 범인을 추리하는 동안 심지어 옷깃만 스쳐도 모든 남자가 의심스러워질 만큼 신경이 예민해지는데요. 하지만 이제껏 팽팽하게 유지되었던 긴장감이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부터 맥이 풀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앞에서 범인의 흔적을 쫓는 데 혼신의 노력을 쏟은 데 비해 범인이 너무 순순히 모습을 드러냈고요. 갑자기 몰입도나 긴장감이 급하게 떨어지더라고요. 어찌됐든 이제부터는 범인을 잡는 데 집중하리라 예상하며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어버렸거든요. 매번 경찰과 경민의 추적을 한 발 앞서나가던 범인을 통해 이야기의 호흡을 숨 막히듯 긴박하게 끌어왔듯이 남은 이야기를 영민하게  풀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주홍글씨는 왜 피해자의 몫인가?


 

   경민은 시종일관 피해자이면서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사건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경찰,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이 발견되고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피해자인 경민을 잠정적인 살인 용의자로 규정하고 멀리하는 주변인들 사이에서 그들의 위로와 동정을 받아야 할 피해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잘못을 되짚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 결국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그럴 만한 단서를 줘서 탈이 났을 것이라고 피해자의 탓을 하도록 암묵적으로 동의해 왔으니 말이죠. 1차적 폭력은 가해자가 했을지 몰라도 1차 피해보다 심각한 사회적 폭력은 평범한 사람 누구나가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스스로 강해지는 방법밖에 없는가? 속이 답답해지는 물음에 결국 어떤 속 시원한 답도 내놓지 못하는 우리들을 꾸짖는 영화, 도어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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