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눈 앞에 둔 남자의 실화를 이야기로 삼은 이 영화는 그 어떤 영화보다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절정의 연기, 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상보다 더 큰 '생각'을 우리에게 심어준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술과 마약, 섹스라는 퇴폐적이고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던 남자의 앞에 죽음이 다가왔다. 죽음은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먼 일의 이야기었지만 실제로 그에게 다가왔다.

HIV바이러스 그리고 에이즈는 이성애자였던 그에게 있어 게이 영화배우나 걸릴 법한 이야기였다. 그럼으로 그에게는 더욱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에게 닥친 30일의 선고는 죽음에 대한 부인, 인식, 공포의 순서로 지나가며 생존을 위해 그 어떤 것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가 갖고 있던 인식을 바꿔놓는다.

가장 먼저 행했던 것은 어떤 약이던지 살 수만 있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구하는 것이었다. 생존에 대한 갈망으로 그동안 누려왔던 자신의 일상은 버려둔 채 오직 생존에 대한 길만을 찾는 것이다.  

생존, 그리고 삶

론은 멕시코의 한 의사로부터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약을 구하게 된다. 실제로 30일의 선고형을 훨씬 벗어낫고 그에게는 다시 일상이라는 삶이 눈 앞에 다가왔다. 죽음으로부터 멀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죽음이라는 선고가 그동안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볼 계기가 되었을까.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섭게 다가온 것은, 인간이 갖고있는 생각이라는 존재이다. 생존이라는 1차적 목표가 달성된 이후 인간의 내재되있던 욕망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자신도 겪였던 죽음의 공포를 이용해 욕망을 채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살려고 노력하느라 진짜 살 시간이 없는것 같아"

가끔은 정말 그런 생각이 들지 않나, 정말로 현실의 삶을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내 삶은 사라져버려서 진짜 내 인생을 살 시간이 없다고 느낀적이.  

주체

FDA와 제약회사, 그리고 병원들의 로비활동과 힘에 의해 환자들은 자신의 치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환자들은 생존을 위해 모든 방법과 효과적인 수단을 찾으려 애쓰지만 '불법'과 '규제'라는 틀 속에 그대로 따라야만 했다. 그렇다면 그 법과 규제는 올바른 것인가? 그 법을 만들고 바꾸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요 근래에 전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만든 세월호 참사였다. 300명의 생명은 기다리라는 지시를 잘 따랐고, 아무 죄도 없이 자신의 생을 마감해야 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피해를 다른 이에게 전가하고, 그동한 썩을대로 썩은 규제와 구조는 부패했으며, 자신의 목숨만 귀하게 여기는 선원들은 300명이라는 인명을 죽게 만들었다.

우리는 과연 국민을 위한다는 정부를 믿을 수 있으며, 자신의 목숨을 틀어쥐고 있는 선장을 믿을 수 있는가.

인생은 자기 것이니까

인간이 만든 법과 질서는 지켜야 한다. 온갖 욕망과 범죄 속에서 사회가 잘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모든 법과 질서가 과연 보편적인 인간들에게 맞춰져있는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말을 믿고 그대로 따라야 하는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어떤 보잘것 없는 인생을 살아왔고, 에이즈라는 죽을병을 갖고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사회를 담고 있다. 질서와 규제를 잘 지키며 따라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나의 삶을 움직이려 하는 존재에 대해 싸워야 하는가. 그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던 결국엔 자신이 선택한 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