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가 또다시 한국을 강타했다. <스파이터맨2>는 침체된 극장가를 살리며 흥행중이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겨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뛰어넘어보고자 어메이징을 제목에 붙혔지만 결과는 글쎄...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작보다는 한 단계 성장한 것이 눈에 띄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에는 부족하지는 않은 듯하다. 여전히 로맨스적 감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며, 구조는 조금 난잡했고, 현실성 떨어지는 히어로물에 악당은 더욱 현실성이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진 것은 퇴폐적인 악당 데인 드한과, 뉴욕의 히어로가 돌아왔다는 것.

여전한 로맨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전작에서부터 이어져온 로맨스 감성을 고수하고 있다. 요즘 세계는 판타지와 로맨스가 섞인 장르에 푹 빠져있는 듯하다. 하지만 꼭 히어로물에서까지도 그것이 필요했나 싶다. 물론 훈남 훈녀, 그리고 히어로와 일반인의 짜릿한 멜로는 감성을 자극하지만 주가 되서는 독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번 작품은 여전히 러브 스토리가 강하지만, 보기 불편할 만큼은 아니다.

샘 레이미와 마크 웹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머리 한 쪽 구석에서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과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일단 어떻게 스파이더맨이 되었는지부터가 다르고, 거미줄을 발사하는 것도 다른 두 뉴욕의 히어로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어쩌면 후발주자라는 색안경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감수성과, 히어로물이 주는 설레임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훨씬 좋아진 CG기술과 역동성을 무기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릿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받는 쪽은 샘 레이미의 히어로이다. 왜일까?

뱀장어 인간?

전작 도마뱀인간에 이어 이번엔 뱀장어 인간이 나타났다. 전기를 흡수해 발사하는 악당이라니.. 또 그런 괴물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초인적인 히어로가 있으면 이런 괴물이 태어나는 것도 당연한 것인가..

어쨌든, 뱀장어 인간의 말도 안되는 괴력과, 스파이더맨 나름의 고민, 로맨스, 또다른 악당, 엄청난 CG등이 합쳐져 다채로움이 아닌 난잡함이 되어버린 것은 함정이었다.

새로운 도약을 바라는 감독의 욕심이 과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감독에게는 그 어느 하나도 놓치기 싫었을테니까. 이 모든 요소들을 합쳐 60분이라는 러닝타임 영화의 탄생을 낳았다.

히어로보다 매력있는 악당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전작에 비해 어둡고 칙칙하며 우울하다. 스파이더맨의 출생의 비밀과, 그에 대한 고민, 여자문제 뿐 아니라 악당 마저도 가문의 비밀이 있는 현실 속에 영화 자체가 음울해졌다.

그 우울함 속에서 발견된 퇴폐적인 사나이 데인 드한은 미소년의 얼굴을 갖고 있지만, 어둠의 그림자를 뿜어내는 것 같은 다크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주요 악당 전기 뱀장어보다, 히어로 스파이더맨보다 더 눈에 띄는 인물이 존재했다는 것.